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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장타고 표류4시간 한강 하류서-1명 구출·1명 실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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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하성=백학준·이종완·정성진 기자】19일 상오 11시50분쯤 경기도 김포군 하성면 석탄리 곡촌 뒷산 앞 한강하류에서 「지프」만한 크기의 얼음만을 타고 놀던 소년 2명이 썰물을 만나 얼음이 떠내려가는 바람에 얼음판에 얹혀서 시속2「킬로」의 급류에 휩쓸려 4시간동안 떠내려가다, 그중 석탄리315 김용분(46·여)씨의 2남 신용식(16)군만 구출되고 같은 동네의 권후옥(38)씨의 장남 이흥(16·통진중2년)군은 실종됐다.
이날 신·권양군은 친구인 이기희(16) 민용희(17)양군과 함께 동네뒷산에서 놀다 민간인출입이 금지된 작전지역인 강둑까지 기어 들어가 상류에서 떠내리 온 큰 얼음판이 여울목에서 빙빙 도는 것을 보고 높이 2「미터」의 강기슭 가까이 온 얼음에 신군이 먼저 타고 5, 6회 빙빙 돌자 실종된 권군이 자기허리띠를 풀어 밧줄 삼아 뛰어내린 순간 얼음판이 떠밀려간 것이다.
이군과 민군은 40분 동안 강둑을 따라 서로의 이름을 부르며 쫓아갔으나 물살이 급해 자꾸 거리가 멀어졌다. 이군이 발길에 차이는 새끼줄을 엉겁결에 집어 돌을 매달아 던져주었으나 헛수고에 그치고 그때 「비로소 신군이 위험을 느끼고 『사람 살리라』고 고함.
사건발생 40분이 지나서 이·민군이 근처에 있는 군에 이 사실을 알렸으나 그땐 이미 신·권군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멀어져갔다.
군의 무전을 받고 미군 「헬리콥터」가 동원되었으나 이미 썰물에 떠내려가던 얼음이 두쪽이 나면서 신·권군은 갈라지게 되고 휴전선 남쪽경계선이 가까운 파주군 탄현면 「오두산」기슭에서 갯벌에 걸린 신군만 표류 4시간만에 기적적으로 군모부대에 의해 목숨을 건지고 15「미터」쯤 뒤떨어져 오던 권군은 갑자기 몸이 강물에 빠져 실종된 것이다.
이날 임진강하류와 합류직전 실신상태에서 건져낸 신군은 현지의 미야전병원에 급히 옮겨져 총탄을 맞은 듯한 무릎아래의 상처의 응급치료를 받은 후 서울로 후송되었으나 권군의 시체는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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