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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지식 / 어린이·청소년] 눈사람·벙어리 장갑·모자 … 겨울은 멋진 내 친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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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눈(雪)은 겨울이 주는 특별 선물이다. 온 동네를 소복소복 덮은 눈은 익숙했던 풍경을 단숨에 초현실 공간으로 바꿔놓는 마력을 발휘한다. 눈사람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상상세계에서 눈사람은 남다른 생명력을 얻는다.

겨울을 만났어요
이미애 글, 이종미 그림
보림, 9000원

 겨울을 소재로 한 그림 동화책이 여럿 나왔다. 『겨울을 만났어요』는 엄지손가락으로 꼽을 만하다. 겨울의 다양한 모습을 따뜻한 수묵화와 간결한 시어(詩語)로 풀어냈다. 이 책에서 겨울은 꼬마 주인공인 나를 찾아온 친구 같은 존재. 바스락거리는 잎과 풀 줄기를 토닥이는 친구이자, 바람을 불러 연을 높이 띄워주는 친구다. 겨울은 또 반들반들한 고드름을 뚝 떼어 주기도 하고, 나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어준다.

 이런 겨울과 함께 지낸 꼬마는 이렇게 말한다. “저렇게 멋진 친구라면/ 내년 이맘때도/ 꼭 초대해야겠다”고. 2002년 『가을을 만났어요』를 냈던 이미애 작가가 썼다. 작가 자신이 작은 시골 ‘배미’에서 만난 겨울의 추억을 담은 이야기다.

나도 같이 끼워 줄래?
룩 코프만스 글·그림
지명숙 옮김, 북스토리아이
1만2000원

 『나도 같이 끼워줄래?』는 북유럽의 겨울 풍경을 수채화로 담았다. 벙어리 장갑을 놓고 벌어지는 숲 속 동물의 보금자리 소동을 담은 이야기가 독특하다. 강아지와 함께 숲 속을 걷던 할아버지가 우연히 털실 벙어리 장갑 하나를 떨어뜨리는데 이게 소동의 발단이 된다. 처음에 생쥐가 이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이후 개구리·토끼·여우 등이 차례로 나타나 ‘나도 끼워달라’고 조르는 통에 결국 장갑은 털실 텐트처럼 동물로 가득 찬다. 겨울 숲에 내리는 하얀 눈을 송이송이 표현한 네덜란드 그림작가 룩 코프만스의 그림도 매력적이다.

그건 내 모자야
히도 반 헤네흐텐 글·그림
황재연 옮김, 현북스
1만2000원

 『그건 내 모자야』는 벨기에 작가의 꼬마 눈사람 이야기다. 신비한 얼음나라에 사는 눈사람 스탄이 모자가 없는 친구에게 모자를 빌려주며 벌어진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정신을 전한다. 각기 다른 목도리와 모자로 멋을 낸 다양한 눈사람 캐릭터가 친근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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