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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테러여파 올 세계 GDP 성장률 1.4%로 둔화

중앙일보

입력

미국에 대한 9.11 테러 참사로 올해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 전망치가 당초의 2.4%에서 1.4%로 둔화되고 올해 5.5%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세계 교역물량 증가세 역시 제로상태에 머물 것으로 유엔이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과 일본의 경기침체 여파로 아시아와 남미 지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안 킨니버그 유엔 경제사회국장은 10일 `2001년 세계경제상황 및 전망'에 대한 유엔의 수정 보고서를 공개한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세계 GDP 성장치둔화폭은 3천500억달러 상당의 생산품이 줄어드는 것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 경제가 내년에 가서야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여 2.0%의 GDP 성장세를 기록하고 교역량도 4.0~5.0%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킨니버그 국장은 일부 국가들이 이미 경제 침체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9.11 테러가 경제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면서, 이번 테러가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포함, 400억달러로 추산되는 물질적인 피해 뿐만 아니라 경제활력을 위축시키고 소비자 및 기업 신뢰도를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의 독립적인 전문가들은 이날 경제활력 감소를 포함한 이번 테러 피해액이 이미 1천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엔 보고서는 이번 테러로 미국이 최악의 경기 하락세를 보이면서 세계 경제침체를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 10년내 최저치인1.4%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경제는 내년부터 완만한 회복세에 들어서 2%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일본은 올해 0.5%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고 유럽연합(EU) 역시 1.8%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한국,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미국과 일본을 주력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결과적으로 이번 테러의 피해를 가장 심하게 받게돼당초 4.0%였던 이들 국가의 평균 성장전망치가 2.5%로 급락했다.

중국은 이번 테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유일한 국가로 GDP 7.5% 성장이라는 당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 남미지역 성장세 역시 당초의 3.1%에서 0.8%로 낮아졌다.

보고서는 9.11 테러가 항공.보험.여행업.금융업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지만 제조.소매.기술업종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이번 테러의 영향은 테러 자체로 받은 피해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면서, 9.11테러 충격뿐만 아니라 추가 테러가능성 및 미국의 대응에 대한 불확실성 증가로 인한 세계적인 투자위축도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현재의 군사행동이 확대된다면 파괴행위가 증가해 보다 많은 국가들이 이에 연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복구 작업이 경제성장의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 의회가 승인한 400억달러의 긴급 경제지원자금이 올해안에 전액 집행되면 GDP 1%의 성장효과를 거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엔본부 AFP A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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