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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대원, 매맞고 절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13일 하오7시30분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4 근로재건대원 김영규(22)군이 중대장 이용일(26)씨에게 『술 마셨다』는 이유로 창고에 연금, 아령으로 배와 가슴 등을 수없이 맞고 창자가 터져 서울대학병원에 입원 중 숨졌다.
김군은 지난 10일 하오5시30분쯤 같은 대원 박형룡(36)씨와 함께 근로대 합숙소 앞 술집에서 술 마시고 돌아와 양복 값 문제로 시비를 하자 중대장 이씨가 김군의 멱살을 잡고 『왜 술 마셨나』고 하며 창고에 끌고 가서 아령 등으로 무수히 때려 김군이 실신하자 이씨는 다시 김군을 근로대 숙소 사무실에 끌고 가 실신상태의 김군에게 다시 발길질을 했다. 이때까지 이를 보고 방관해 왔던 서울동대문경찰서 정보계 파견 윤모 형사가 아령으로 김군의 옆구리를 지르고 뺨을 몇 대 때렸다고 한다.
11일 아침 김군이 혼수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동료들이 보다 못해 신설동「로터리」익도 보건병원으로 데려가자 『창자가 터져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다시 돌아왔는데 서울대학병원에 데리고 가 애원, 간신히 입원 가료했으나 13일 하오 숨진 것이다.
이 근로 재건대는 1년전 불우한 청년들에게 직업을 주어 선도할 목적으로 서울시 사회과와 서울시경이 만들어 동대문경찰서 정보계에서 관리해 왔던 것이다.
14일 상오 서울동대문경찰서는 동 근로대 중대장 이씨를 상해치사 혐의로 연행 조사중이나 관계된 윤 형사에 대해선 『현장에 있었으나 때린 일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목격자 박모씨의 말=숙소 사무실에서 윤 형사가 김군의 뺨을 때리는 것을 보았다. 나도 윤 형사한테 아령으로 옆구리를 두 번이나 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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