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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디 수상의 첫 시련|인도「케럴러」주의 식량폭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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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인디라·간디」신임수상은「케럴러」지방에서 돌발한 식량폭동으로 수상으로서의 첫 시련에 직면하고 있다. 지난 주말 「케럴러」주에서는 중앙정부의 식량정책에 항의하는 모임이 주내의 모든 정파와 노동조합의 지지 하에 열렸다. 이 식량위기는 중대한 정치위기로 발전할 것 같지는 않지만 식량문제는 「간디」수상의 신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긴급한 문제이다.
「간디」여사가 하필이면「케럴러」에서 인도의 고질적인 이 두통거리를 다루어야 한다는 사실은 어떤 의미로든 흥미있는 일치인 것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수년전「케럴러」주에서 공산당 내각 축출을 조종한 사람은 바로 「인디라」여사 자신이었다. 이 사실은 우연한 일치에 불과하지만 「케럴러」주에서 일어나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인디라」여사는 항상 「알레르기」성 반응을 곧잘 보인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는 것이다.
식량폭동 현장으로 달려가기 전에 「간디」수상은 각의를 열어 「케럴러」주에서의 쌀 배급량을 1인당 백20「그램」에서 백40「그램」으로 늘리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쌀 배급량을 늘린다는 발표도 굶주린 백성들의 원성을 가라앉힐 수는 없었다.
「케럴러」주의 북단에서는 화물차를 비롯한 모든 열차가 운행을 중지하고「캐나노어」와 「텔리처리」부근에 몰려 있었다. 군중들은「캐나노어」의 전화국을 에워싸고 있었으며 공업도시 「우디요그만달」시에서는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고 공장들은 문을 닫았다.
「트리밴드럼」에서는 모든 시가는 철시하고 「택시」마저 휴업하고 있었다.
그 주의 북부 전지역에서는 「버스」도 길에서 볼 수가 없었다.
「케럴러」주의 일간신문은 모두 40개나 되는데 지난주에 1일간 식량폭동에 동정하여 휴간했다.
또「데모」가 계속되는「칸난노」지방에서는 경찰이 공산당부당수 「A·K·카쿤」등 1백34명의 친공 공산주의자들을 체포했는데「데모」대원들은 이에 동정해서 주 청사 앞에서 「피케트」를 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그러나 식량부족의 주요원인은 방대한 인도의 영토 중에서 경작할 수 있는 땅은 얼마 안되며 설상가상 격으로 경작지역의 16%정도밖에 관기시설이 되어있지 않다.
1961년부터 1964년 사이에 미국은 공법480호에 의하여 1천4백만「톤」이상의 식량을 인도에 원조했으며, 1964년만 해도「샤스트리」내각의 운명에 위협을 줄만큼 무서운 식량부족을 겪었던 것이다.
금년의 사정도 시기에 늦고 변덕스러운 지난해의「몬슨」기후로 인해 거의 절망적이다. 여러 지방에 한발이 격심해서 쌀과 밀의 수확량은 예상고와 수요에 크게 부족했다. 금세기 최악의 가뭄은 이 나라의 수확을 10분의1이나 감축시켰다.
이와 같은 급박한 상황은 좌경의 신임「간디」수상으로 하여금 미국에 원조를 요청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미국은 이미 「인·파」국경분쟁 중 장기 원조를 중지한 바 있고 지금은 오직 월 단위로 곡물을 인도에 보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초과 탁송을 인도에 긴급 원조하기로 약속했다.
「빵」을 달라는 아우성이 아직도 들끓고 있는 지금,「간디」수상이 인도의「잔다르크」로서의 그의「이미지」를 조금도 손상시킴이 없이 지난의 식량문제 해결에 성공할 것인지는 정말 의문이다. <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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