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거래대금 두달만에 거래소 앞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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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의 거래대금이 두 달만에 처음으로 거래소를 앞질렀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찬밥 신세였던 코스닥으로 시장 중심이 옮겨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0일 코스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4억8천968만주, 1조5천602억원을 기록해 거래소(4억6천932만주.1조3천121억원)를 추월했다.

지난달의 경우 코스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거래소의 절반에 불과했다. 낙폭과대에 따른 가격 메리트(이점)가 부각되자 거래소의 개인투자자들이 코스닥으로 옮겨오면서 코스닥 지수는 이날 하루 종일 강보합세를 유지했다.

증시관계자들은 "거래소 대형주들의 추가상승 여력이 적은 반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코스닥시장에 단기차익을 노린 개인 매수세가 집중되는 바람에 역전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들이 수익률 면에서 거래소 대형주보다 코스닥 대형주가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KTF 등을 집중 매수한 것도 코스닥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그러나 향후 전망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동양증권 박재훈 시황분석팀장은 "코스닥의 상승탄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가격메리트도 거래소 보다 유리하다"며 "당분간 코스닥 우위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반면 삼성증권 김도현 수석연구원은 "거래소의 거래대금이 감소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침체를 보이고 있는 수준은 아니다"며 "투자심리가 패닉상태를 벗어나 안정을 되찾자 상대적으로 변동성이 큰 코스닥으로 개인들이 몰렸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관들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설 경우 시장 주도권은 다시 거래소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철호 기자 news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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