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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가중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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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올해 대기업의 취업문이 좁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 가운데 중소기업의 채용 규모도 지난해보다 약 19%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채용 규모가 감소한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불투명한 경기전망'이어서, 하반기 경기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터넷 채용정보업체 ㈜잡링크가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지정한 유망 중소기업 1백75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기업의 83%가 '지난해보다 올해 채용 규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채용 규모를 늘리겠다'는 기업은 4%에 그쳤으며 13%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채용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채용 계획을 확정한 기업은 53%로 이들 기업의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3천67명으로 지난해 채용 인원 3천7백70명에 비해 18.6%나 줄었다.

채용을 축소하는 이유로는 '불투명한 경기전망'(67%)이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 충분한 인력을 확보해서'와 '올해 해외진출을 모색해서'라는 응답이 각각 20%와 4%를 차지했다.

앞서 인크루트가 대기업 1백31개사를 대상으로 올해 채용 규모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채용 감소폭이 2.5%로 나타나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경기침체의 영향을 더 크게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경기가 호전되면 채용을 늘리겠다는 기업도 87.5%에 달해 경기 호전 여부에 따라 중소기업 채용의 회복세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기업의 구인난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기업 가운데 81.7%가 올해 채용계획을 갖고 있다고 대답, 경기침체 때문에 규모는 줄어들겠지만 여전히 구인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7.8%의 기업이 '잦은 이직 때문에 생산직 구하기가 어렵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56%가 생산직을 가장 많이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이 겪고 있는 구인난과 구직자들의 생산직 기피 현상을 반영했다.

사원 채용시 가장 힘든 점으로는 '임금조건'이 60.5%로 가장 많았으며 '복리후생 문제'(19.4%), '직무능력 부족'(9.7%)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생산직 4백여명을 채용할 계획인 한 화공업체 관계자는 "취업난이라고들 하지만 생산직은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어렵게 뽑아놓으면 힘들다고 다른 직종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잡링크의 한현숙 사장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도 향후 경기회복 여부가 올해 채용 규모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취업난 속에서도 중소기업 생산직 분야의 구인난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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