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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꿈-신지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우연히 모여 앉아 잡담이 시작된 자리에서 보석이야기가 나왔다.
한 친구가 끼고 있는 보석의 가격이 시가로 십만 원이나 나간다는 것이다.
나는 깜짝 놀랐다.
「그럼 고화로 따져서 백만 환이란 말이지?』라고 되물어 웃음의 대상이 되었지만 정말로 놀랐다. 그렇게 작은 조각이 십만 원이나 된다니….
나는 보석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
그러나 보석은 아름다운 여인들의 꿈을 위해서 있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미를 아는 여자의 깨끗이 단장한 그 고운 손가락 사이에서 그 돌이 은은히 반짝인다면 보석이 아무리 값이 나간다 할지라도 나는 그것을 비싸다거나 허영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신비로운 광택은 그것을 지니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주위에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까지 잠시나마 꿈과 그리움을 나누어주니까.
그러나 가끔 나는 이러한 말들을 하고 있는 여인들의 이야기에 실망할 때가 있다.
요즘같이 화폐의 가치가 불안정할 때 저금을 하는 의미에서 보석류가 좋다는 것이다. 큰 보석을 낀 여자들이 제법 자랑스러운 듯이 이러한 말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왜 그런지 마음이 쓸쓸해진다.
그리고 갑자기 그 보석의 빛이 사라져버려 한낱 유리조각처럼 보여진다.
이쯤 되고 보면 얼마 남지 않은 여자들의 꿈은 또 하나 사라지고 보석의 의미는 흔들리고 만다.
먹고산다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보석에의 꿈만은 영원히 신비롭고 아름다울 수는 없을는지….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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