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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슈켄트 선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총은 놓고 얘기합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마침내 「타슈켄트」선언에 따라 「라자크스탄」에서 「캐슈미르」에 이르는 전 휴전선으로부터 최근 양국의 군대를 철수시키기 시작했다.

<김승희 특파원>
두 적대국은 작년 9월 전투 중 포로가 된 공군 22명을 최종적으로 교환했다.
이 포로교환은 「타슈켄트」선언에 따른 양대 철수는 양국에 영원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희망아래 양국의 육군 참모총장들이 군대 철수계획에 관한 합의에 도달한 직후에 이루어졌다.
「타슈켄트」선언에 의하면 양국 군은 오는 2월 25일까지 작년 8월 5일에 있었던 위치로 퇴각하여야 한다. 군대 철수상황을 검토하기 위해서 양국 육군 참모총장들은 3월 제2주중에 「파키스탄」에서 다시 한번 회담할 것이다.
「캐슈미르」전선에서는 군대가 고지로부터 물러나야 하기 때문에 철수작업은 더욱 힘들다.
그러나 현재 철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타슈켄트」선언으로 정해진 마감날 (2월 25일) 안으로는 양국은 일보후퇴를 끝낼 것이다. 양국은 또한 「샤스트리」수상의 죽음이라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조성된 새로운 평화적 분위기를 더욱 굳히기 위해 동서 양 지방에서의 긴장을 완화시킬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합의했다.
신임 인도수상 「인디라·간디」여사는 「타슈켄트」선언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 소련은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에 설치되어 있는 것과 같은 비상전화를 「뉴델리」와 「라발핀디」간에도 놓아 「타슈켄트」선언 수행을 촉진시키고 양국 지도자들의 의견교환을 위한 길을 항상 터놓아 새로운 충돌을 방지하자고까지 설득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캐슈미르」에 관한 협정이 이루어질 때까지 양국 간의 분쟁은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여기에 문제의 본질이 있다.
인도는 「캐슈미르」에 관해 회담이나 토의나 협상을 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인도 국민이 「타슈켄트」선언을 환영하는 이유는 그 선언이 「캐슈미르」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도 측은 고 「샤스트리」수상이 「타슈켄트」에서 「캐슈미르」에 대한 토의를 봉쇄하는데 성공한 것은 하나의 큰 외교적 승리로 생각하고 있다.
한편 「파키스탄」측, 특히 국민들은 「타슈켄트」에서 「캐슈미르」문제를 문제로 삼지 않은데 대해 끈덕지게 불평하고 있다. 그들은 거인 「아유브」가 꼬마 「샤스트리」에게 기술적으로 「넉·다운」된 그 장면에 분개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 「파키스탄」의 태도는 지난 16일 「부토」 외무장관이 공식적으로 「타슈켄트」선언은 인도와의 관계에 있어서 그 자체가 끝이 아니며 전환점도 될 수 없다는 태도를 명백히 하였다.
그는 「캐슈미르」 인민이 고유의 자결권을 행사하게 될 때 그 문제는 완전히 해결되는 것이라고 잘라 선언하였다.
그로부터 며칠 후 「칸」대통령 자신이 직접 외무장관의 말을 확인한 바 있다.
이것은 「캐슈미르」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인도와 「파키스탄」간의 분쟁의 심연에 그대로 남아있을 것임을 명백히 의미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총을 놓고 이제는 대화를 재개했다.
「타슈켄트」회담은 국제정치나 힘의 균형이란 면에서 볼 때 중대한 의미를 갖게될 것이며 이 회담을 추진한 「코시긴」수상은 인도인에게 고마운 중개자로서 칭찬을 받고 있다. 「코시긴」은 또 오는 4월에 다시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이는 「아시아」 국가로의 소련의 개입을 예고해 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역설적으로 미국과 중공 두 나라에 대한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중공의 이기적인 입장에서 보면 인도와 「파키스탄」은 유혈 속에 서로 싸워야 하고 미국으로서는 이 중요한 지역에서의 새로운 질서의 탄생이 미국의 「이니시어티브」 아래서 이루어졌으면 한다.
「존슨」대통령은 「인디라·간디」수상이 금년 2월이나 3월께 방미하면 다량의 식량원조를 제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 뒤에 인도를 방문할 「코시긴」수상은 「인디라·간디」수상이 「워싱턴」에서 받았던 달콤한 「이미지」를 깨끗이 지워버릴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서 「타슈켄트」회담과 「샤스트리」수상의 급서는 인·파간의 주먹다짐에 종지부를 찍고 미·소의 새로운 단계의 외교전을 낳았다. 중공은 오직 미·소의 역투를 보며 기다리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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