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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의 만행을 규탄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 어선 길용호가 지난 22일 선원14명을 태우고 서해 격렬비례도열서방 80마일 해상에서 어로 중 중공무장 선에 의하여 총격을 받은 후에 납치되었다. 어로 중의 우리 어선이 중공에 의하여 납치된 사건은 공표된 바에 의하면 지난 51년이래 세 번째가 된다. 특히 첫 번째 납치되었던 어부들은 적지에서 12년간이나 옥고를 치르고 겨우 작년 1월에 석방되어 귀국했다는 사실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생생한 바가 있다.
국토가 양단되고 중공이 중국본토를 강점하게된 이후 우리 어선들은 계속 납치의 호이가 되어 오늘에 이르도록 그 위협은 조금도 완화된바가 있다. 생각하면 평화스럽게 생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을 이토록 무기로 위협하여 납치를 감행하지 않으면 아니될 하등의 이유도 발견될 수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이 이와 같이 만행을 계속하는 것은 역시 그들이 추호도 인도적 감정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징표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 것이다.
격렬비열도서방 80마일 해상이라면 명백히 이것은 공해임에 틀림없다. 공해상에서의 어로작업은 국제법상 당연히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으로 아무리 공산주의자들이라 하여도 이러한 정도의 상식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상식과 인도적 정신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어선에 총격을 가한 끝에 무자비한 납치를 자행한다는 것은 확실히 저들이 국제사회 반역자를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아야하고 서이다. 다시 말하면 저들은 국제사회에서 존립이 인정될 수 없는 자라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우리해군은 즉각 공군과 연락하여 해공수색전을 벌였으나 지금에 이르도록 별로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리하여 정부대변인은 『이는 중공의 호전적인 만행을 재연시킨 것』이라고 하고 『즉각 어부와 어선을 송환하라』고 강력히 요구함에 이르렀다. 그러나 저들의 종래의 행적과 생리로 보아 즉각적인 송환이 있을는지는 적이 의심스러운바가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취해야할 조치는 국제적 기구 또는 국제적인 압력을 이용하여 저들로 하여금 송환을 불가피하게 만드는 방법 박에는 없다.
국적에 호소함은 물론 갖은 방법으로 세계의 양심에 이 비인도적 사건을 고발해야 할 것이다. 중공이 아무리 그 외교역량을 총동원하여 스스로 아·아 제국의 영도자임을 자처 또는 선전하고 있을지라도 이러한 만행을 다반사로 당하고 있다면 누구도 그 정체를 간파하는데 곤란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히 중공은 이러한 야만적 소행을 버리지 않는 한 문명국가군에 끼일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정부는 정부대로, 민간은 민간대로 이 불행한 사태를 구제하기 위하여 최대의 노력을 경주해야할 것이다. 피랍 어부의 가족들을 구호하는 운동도 전개해야 될 것이다. 음력정월초하룻날 어로에 나갈정도의 형편이니 그 가정의 경제상황이 어떠할 것인가는 추측하고도 남음이 있다. 우리는 다같이 그 가족을 도울 의무가 있는 것이다.
중공이나 기타의 공산주의자들이 가지고 있지 못한 인도정신, 인인애, 이러한 것을 우리는 구체적으로 행동을 가지고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우리의 뜨거운 동정과 전세계의 정의와 양심은 반드시 조만간 죽의 장막을 뚫고 저들로 하여금 어부·어선 납치의 야만성을 인식시키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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