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시계 120년 노하우 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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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이 스위스 ETA사와 공동 개발한 H31 무브먼트. 파워리저브(동력보존)가 60시간에 달한다.

해밀턴이 시계를 움직이는 동력원인 무브먼트 H21과 H31을 새롭게 선보였다. 무브먼트는 스위스 ETA사의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인 밸쥬(Valjoux) 7753과 7750의 여러 요소를 꼼꼼히 개선해 완성했다. 이들 무브먼트는 파워리저브(동력보존) 시간을 기존 42시간에서 60시간까지 끌어올렸다. 또한 오차 범위를 줄이고 안정성을 높였다. 브리지 디자인엔 해밀턴 고유의 H 패턴을 담았다.

H21 무브먼트를 품은 해밀턴의 최신작은 재즈마스터 오토 크로노 H-21이다. 해밀턴의 기존 베스트셀러인 재즈마스터 오토 크로노를 한 차원 더 끌어올린 제품이다. 디자인이 세련될 뿐 아니라 신뢰성이 뛰어나서 인기다. 의미도 남다르다. 미국의 해밀턴, 스위스의 ETA가 손잡고 개발한 H21 무브먼트는 오직 해밀턴 시계에서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밀턴의 ‘카키 X-패트롤’ 역시 H21 무브먼트로 완성됐다. 해밀턴이 올해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시계다. 항공기 프로펠러에서 영감받아 디자인한 백 케이스가 눈길을 끈다. 기계식 환산표도 갖췄다. 마일과 ㎞, 피트와 m, 갤런과 L, 파운드와 ㎏ 등 다양한 단위를 변환할 수 있어 실용성이 뛰어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9시 방향의 크라운을 돌려 뺀 뒤 화살표를 변환하고 싶은 단위의 측정치에 맞추면 안쪽 베젤의 눈금으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다이얼 왼쪽 편엔 크로노그래프가 자리한다. 2시, 4시 방향의 푸시 버튼으로 간단히 시간과 분, 초를 기록할 수 있다. 나아가 동력의 수명이 60시간이나 되기 때문에 주말 내내 풀어놓고 있어도 멈출 걱정이 없다.

해밀턴의 역사를 살펴보면 하늘에서 영감받은 제품이 많다. 1919년 워싱턴~뉴욕 항공 우편 서비스를 지원하며 항공 시계 노하우를 쌓아 온 덕분이다. 1920년대엔 미군 공식 시계 공급업체로 선정돼 제2차 세계대전 땐 무려 100만 개를 납품하기도 했다. 오늘날 해밀턴은 캐나다와 러시아, 스페인 등의 공군 파일럿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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