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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보다 늦되다는 것 인정하고 다그치지 마라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301호 14면

“아들은 정말 다르다.”
아들 키우는 부모들의 일관된 말이다.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아들 양육 관련 서적도 잘 팔린다. 2007년 출간한 교육서 중 '작은 소리로 아들을 위대하게 키우는 법'(21세기북스)은 30만 부 넘게 팔린 교육부문 베스트셀러다. 이 밖에 최근 몇 년간 '남자아이 심리백과'(살림),'아들은 아빠가 키워라'(글담), '남자아이 두뇌 코치'(진선),'엄마, 아들을 이해하기 시작하다'(내 인생의 책) 등 아들 잘 키우기를 키워드로 한 책이 많이 나와 있다. 이 책들은 어떤 조언을 담고 있을까.
저자들의 배경은 다 다르지만 공통된 조언은 “아들을 이해하라”다. 정신과 전문의이기도 한 이충헌 KBS 의학전문기자가 쓴'아들은 아빠가 키워라'는 “아들이 딸과 다른 점을 인정하고 다그치지 마라”고 조언한다.

아들 어떻게 키워야 하나

또래의 여자 아이들보다 글씨를 못 쓰고,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것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다. 그보다는 발달 속도가 느려서다. 아들은 딸보다 애정 결핍에 취약하다는 점도 기억해둘 만하다. 아들은 관계를 이끌어내는 힘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아들은 사회에 나가 다른 사람과 관계를 거부하고 자신감 없는 나약한 사람이 되기 쉽다고 한다. 아빠가 교육에 적극 참여할수록 아들이 성공할 가능성도 커진다.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아빠에 대한 저자의 질책은 매섭다. 아들 키우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을 바에는 차라리 없는 게 낫단다.

'엄마, 아들을 이해하기 시작하다'는 기존의 아들 키우기 교육서와는 관점이 다소 다르다. 뉴질랜드의 임상심리학자 나이절 라타가 쓴 이 책은 아들과 딸이 다르긴 하지만 그 차이가 과장돼 있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은 “‘겁내지 말고’ 아들을 이해하면 큰 문제는 없을 테니 안심하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럼 아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키워야 할까. 저자는 이상해 보이는 행동의 원인을 설명하고 이를 고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소개한다. 가령 아들은 빨리 의사를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에, 남의 집에서도 “맛이 고약하다”고 말해버린다. 이럴 때 그냥 혼내는 것은 효과가 없다. 그보다 예절을 갖춘 화법을 썼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말해주는 편이 효과적이다. 여자 아이는 ‘좋은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에 맞게 행동하려고 하지만 남자아이는 그 일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인터넷 게임 중독 등 문제를 일으키는 아들을 둔 부모를 위한 충고도 인상적이다. 남성인 저자는 자신은 나이 마흔에도 게임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점을 든다.
▶게임기는 사주지 마라 ▶이미 게임기가 있다면 시간과 규칙을 엄격히 정해줘라 ▶게임에 모든 시간을 쏟아붓는 수준이면 게임기를 불태워라 등이 라타의 조언이다.

아들이 친구들과 어울려 자꾸 말썽을 일으킬 경우 그냥 바보(청소년기 한정형 범죄자)인지, 나쁜 자식(생애 지속형 범죄자)인지부터 파악해야한다. 전자의 경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말썽을 피우는 동기가 친구들이나 여자 아이들에게 주목받고 싶은 마음에 저지르는 ‘마초적인 바보 짓’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길에서 바지 내리기’와 같은 장난을 치지만 이들 중 95%는 자라면서 범죄와 멀어지고 정상적인 어른이 된다. 물론 적절한 훈육과 교육을 받았을 때다. 후자의 경우엔 적극적인 치료와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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