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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람이 먼저라며 젊은 여성 테러” 문 “여권 최고실력자가 수사 막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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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 “흑색선전 난무” 맹비난

박근혜(얼굴)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4일 “도대체 선거가 무엇이고 권력이 무엇이길래 터무니없는 흑색선전이 난무하고 급기야 한 여성을 집에 가둬놓고 부모도 못 만나게 하는지 참담하다”며 “과연 이것이 새 정치냐.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이러고도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하면서다.

 박 후보는 특히 민주통합당이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가정보원 여직원 집을 봉쇄해 여직원을 사실상 감금했던 것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공당이 젊은 여성 한 명을 집단 테러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며 “민주당이 한 여성의 인권을 짓밟은 현장에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증거주의, 영장주의, 무죄추정의 원칙, 사생활 보호 그 무엇 하나 존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이어 “그들은 여직원의 오피스텔 호수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주차된 차를 들이받고 경비실에서 주소를 알아냈다고 한다”며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해 여직원의 집을 알아내 SNS를 통해 사방에 뿌리기까지 했다”고 공격했다. “정보기관마저 정쟁의 도구로 만들려고 했다면 좌시할 수 없는 국기문란 행위”라며 “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지면 문 후보는 책임져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또 “문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직후부터 민주당과 선거 캠프는 오히려 무차별적인 흑색선전으로 선거판을 뒤흔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순간부터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 음습한 정치공작과 허위·비방이 나타나지 못하도록 단호히 분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후보는 이날 부산 에서 “흑색선전은 국민을 상대로 사기치는 것”이라며 “인터넷·트위터·페이스북을 이용해 아니면 말고식의 흑색선전을 퍼뜨려 ‘제2의 김대업’이 등장할 거라는 경고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미혼 여성에게 집단적 테러를 해놓고 사과 한마디 없이 선거감시 활동이라고 우기고 있다”며 “민주당 스스로 일주일을 미행했다는데 이거야말로 불법사찰이고 스토킹”이라고 했다.

신용호.이소아 기자

문 “여론조작 물타기” 반격

문재인(얼굴)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는 14일 경남 거제시 거제장터 유세에서 “국정원이 여론 조작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돼 지금 (경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여권의 최고 실력자이자 유력한 대선 후보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건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그럼 수사하지 말고 덮으라는 얘기냐”고 되물었다.

문 후보는 이어 서울시 선관위가 미등록 선거사무소에서 박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다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산하 윤모 SNS 단장 등을 검찰에 고발한 것을 거론하며 “새누리당의 불법 선거 사무실이 드러나니까 박 후보가 (기자회견으로) 물타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엄청난 ‘알바’(아르바이트생의 속어)들이 인터넷 여론 조작을 하는데 그 실체가 드러났다”며 “정말 충격적이고 심각한 여론 조작”이라고 말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 쪽으로) 대세가 기울어지면 새누리당은 뭘 하는 버릇이 있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선거 결과를 뒤집어 보려고 하는데 수사기관은 제대로 사실을 가리고 배후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 대선 캠프를 총괄하는 정세균 상임고문은 “국정원이 과거로 회귀해 정권을 위한 정보집단으로 전락했다”면서 ‘국정원 개혁안’을 발표해 박 후보의 기자회견에 맞불을 놓았다. 국정원 개혁안은 ▶국내 정치 정보의 수집 기능과 각급 기관에 대한 담당관 출입제도 전면 폐지 ▶민간인에 대한 온·오프라인 사찰 금지 ▶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국정원장 임기제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날 문 후보의 부산·경남 유세에 맞춰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부총재를 지낸 상도동계 출신 강삼재 전 의원(5선)이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저와 문 후보는 같은 날 제적되고 복학한 사이”라면서 “문 후보는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면서 국민대통합을 이룰 적임자”라고 했다. 1975년 당시 강 전 의원은 경희대 총학생회장, 문 후보는 총무부장으로 학생운동을 함께했었다.

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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