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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사 득의의 날|일황에 신임상 제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김동조 초대 주일 대사는 14일 하오 4시 일본 궁성에서 유인(히로히또) 천황에게 신임상을 제정하였다. 김 대사는 하오 3시30분 대사관 직원과 교포들이 영접하는 가운데 동경도 「고지마찌」(국정)의 궁내 청분실에 도착, 거기서 세대의 2급 의식용 쌍두 금마차에 6명의 수행원과 함께 올라탔다.
좀 큰 첫 번째 마차에는 「실크햇」과 모닝을 입은 김 대사와 안내를 맡은 궁내청원전식부관장, 두 번째. 마차에는 방희·김재현·안광호 공사·세 번째 마차에 이규성 공사·이상익 삼사관·황원형 총무과장이 탔다. 은빛 의장 복 차림의 궁내청 경찰과 경시청 기마대의 정중한 호위를 받으며 2 「킬로미터」떨어진 궁성으로 향했다.
행렬은 반세문, 삼댁판, 앵전문을 거쳐 일견교를 건너 3시50분 궁성에 도착했다.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추명 외상과 우좌미궁 내청장관, 도전시종장, 원전식 부관장과 함께 차를 나누며 시간을 기다렸다. 하오 4시 정각, 김 대사는 한 60평되는 궁성의 대 접견실에 원전식 부관장의 안내로 들어섰다.
일본 천황은 국화 문장을 배경으로 깐 정면옥좌 앞에 서있었다. 김 대사는 그 안에서 영어로 『오늘 본인이 대한민국 박정희 대통령 각하로부터의 신임상을 봉정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고 인사하고 한글로 된 신임상 원본을 천황에게 제정했다. 천황은 이 신임상을 받아보고 나서 뒤에선 추명 외상에게 넘겨주었다.
이 자리에서 일본 천황은 김 대사에게 『대통령 각하께서 안녕하십니까』하고 일본말로 안부를 묻고 김 대사에게 일본에 오래 있어 사정을 잘 알고 있으므로 양국의 우호 증진에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김 대사도 한·일 양국의 공동 이익과 번영·발전을 위해 부과된 임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천황은 수행원을 만나보고 싶다고 말하여 김 대사는 수행원 6명을 한 사람씩 소개, 악수를 교환, 4시8분 신임상 제정식을 마쳤다. 일본 외무성의 등산의 전장이 일어와 영어로 중간에서 통역하고-.
4시25분, 일행은 다시 금 마차로 「아자부」(마포)에 있는 한국 대사관으로 돌아와 「샴페인」으로 축배를 들었다. 모든 식전이 끝난 다음 김 대사는 짤막한 성명을 발표했다.
『이봉창 의사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유인 일황을 저격하였던 앵전문 앞을 지나갈 때 오가는 민족적 감회는 착잡하고 무량했다』고. 【동경=강범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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