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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납」 받고 횡령묵인|철도청직원 28명 연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소하물탁송료 횡령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정익원 부장검사, 문상익·석진강 검사) 은 9일 상오와 10일 상오 전 서울역장 이근상 (56) , 부산진역장 김준경 (56·전 서울역장) , 전 영등포역장 이춘신 (56) 씨 등 역장급 3명을 「허위공문서작성 동행사 및 업무상횡령」혐의로 구속한데 이어 이들이 철도청 감사관실, 경리국심사과, 운수국관리과에 매월 정기적 상납을 해왔다는 자백과 확증을 잡고 10일 상오 철도청심사계장 김구옥씨, 감사관실 조사계장 조영기씨 등 철도청 본청직원 28명을 수사본부에 연행, 이들의 상납관계를 추궁함으로써 철도청부정사건은 실무자급에서 고위층으로 비화했다.
역장급 3명의 구속으로 전국에서 철도청 부정사건에 관련, 구속된 부정공무원은 총57명 (서울29명) 으로 불어났는데 검찰은 8, 9일 철야심문 끝에 각 역의 소하물 계장과 발송·도착을 맡은 조역들이 횡령한 탁송료 중 매월 정기적으로 직속상관인 역장과 감사기관인 철도청감사관실, 경리국심사과, 운수국관리과에 거액을 증회, 탁송료횡령사건을 묵인받아왔다는 새로운 부정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조사에 의하면 서울역의 경우 작년 3월 소하물 탁송료횡령 사건이 철도청 감사관실의 자체감사로 드러나자 소하물계에서 거액을 증회, 사건을 무마시킨 후 매월 5천원씩을 경상비조로 바쳐왔다는 것이다. 감사관실의 사건적발로 정기적인 상납제가 계속되어 왔는데 경리국심사과에는 매월 1만2천원씩을 증회해 왔고 운수국관리과에도 거액을 바쳐왔다는 혐의가 드러났다.
소하물 탁송료 횡령사건은 소하물계 갑·을반조역과 조역밑의 반장이 주동이 되어 횡령금액을 부하직원과 분배, 횡령액의 반을 역장과 상급기관에 바쳐왔다는 것이다.
9일 밤 서울역 소하물계 갑반조역 윤재남씨는 이런 사실을 자백, 『64년1월부터 작년10월31일까지 부하직원으로부터 10만원을 받았으며, 전 서울역장 김준경 이근상씨에게 매월2천원∼3천원씩 4만8천원과 1만4천원을 각각 바쳤다』 고 진술했다.
구속된 세 역장의 혐의는 다음과 같다.
▲김준경 (56·전 서울역장) =64년1월부터 65년3월까지 동아출판사 등 20여개 업체로부터 탁송받은 운임 중 3천1백건의 물표를 허위기재. 매일 2만원씩 7백40만원을 횡령하고 부하직원으로부터 4만8천원을 수회.
▲이춘신 (56· 전 영등포역장) =같은 기간에 3백55만원을 횡령.
▲이근상 (56· 전 서울역장) =작년 4월부터 10월30일 사이에 동아제약 등 20여 업체로 부터 받은 탁송료 중 소하물표 2천5백30장을 허위작성, 매일2 만원씩 5백90만원을 횡령 착복하고 부하직원으로부터 1만4천원을 수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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