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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t트럭 불경기때 잘 팔려… '길거리 사업' 늘어난 탓

중앙일보

입력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자동차 내수판매는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으나 주로 자영업자들이 사업수단으로 쓰는 1t 트럭 판매만은 '고속 질주' 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불황기에 들어가면서 퇴직자나 임시직 근로자들이 이 트럭을 장만해 소규모 자영업이나 노점상 등 부업에 나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지난해보다 판매대수 10% 증가=포터.리베로(현대차), 프런티어(기아차) 등 1t 트럭의 총 판매대수는 올 8월 말 현재 11만8천여대로 지난해보다 9.8%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차 판매량은 2.2% 줄어들었다.

현대차 포터는 올 1월까지만 하더라도 판매량이 5천7백여대에 불과했으나 3월부터 7천9백여대로 껑충 뛰더니 4월부터는 휴가철인 7월 한달을 제외하고는 줄곧 8천대를 넘어섰다.

지난 1월 5천대를 밑돌던 프런티어 판매대수도 3월부터 급증, 매달 6천~7천대 수준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1t 트럭 판매가 급증한 데 대해 ▶실직자.임시직 근로자의 증가▶소규모 건설공사 증가▶홈쇼핑.전자상거래 등에 따른 배달.택배산업 성장▶냉동.보랭.탑차 등 특장차 수요 증가 등을 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소형 트럭을 이용한 포장마차.야채판매.배달 등 자영업자들이 늘어난 데다 원룸 등 소규모 건설공사가 늘며 도심지나 골목길 등에서 움직이기 편리한 소형트럭이 각광받고 있다" 고 말했다.

특히 1t 트럭은 대당 9백만원 정도여서 이를 36개월 할부로 사면 할부금 부담이 적은 것도 판매 증가의 요인이다.

◇ 외환위기 이후 달라진 트럭 판매 행태=1t 트럭 판매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한국은행 국민소득통계팀 이긍희 조사역은 "1990년 이후 2000년까지 1t 트럭 판매량을 분석해 보면 경기가 좋아지기 시작할 때 판매량이 경기보다 빠른 속도로 늘었으며, 경기가 나빠지기 시작하면 판매량이 경기에 앞서 줄어드는 경향이 있었다" 고 말했다. 1t 트럭 판매량은 약간의 경기 선행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영렬.이현상.서경호 기자 young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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