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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랬더라면 지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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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월 초하룻날 청와대 출입기자들로부터 세배를 받은 박정희 대통령은 사흘 후인 4일 낮 청와대 식당으로 기자들을 초대, 떡국을 나누면서 한 시간 남짓 환담-.
이런 저런 얘기 끝에 『요즘 문교정책이 갈팡질팡 인데 무슨 새 구상이라도 있습니까?』라고 어느 기자가 묻자 박 대통령은 『문교정책이든 무엇이든 하루 이틀에 되는 것 아니잖소. 군정 때 봤지요, 자막대로 짝짝 그어서 했더니 반발이 대단해서 그만 좌절돼 버린 거 아니오』라고-.
그러나 이어 『언론계에서 반대해도 할 것은 해야겠다』면서 『새나라 자동차공장도 계속 밀어 주었던들 지금에 와서는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만들 수 있게 됐을 게 아니냐』고 아쉬워하는 말투-.
○…김종필 공화당 의장을 비롯한 장경순 국회부의장 정구영 의원 등 집권당의 중진인사10여명은 4일 제주에 내려와 이례적인 「신년친목회」 -.
언뜻 온갖 추측이 오가는. 이번 모임에 관해 김종필 당의장은 『전혀 사적인 것』이라면서 『서로얘기를 나누며 가까이 하자는 것 뿐』이라고 애써 해명. 그는 『당 원로이신 정구영 의원에겐 지금까지 당을 이끌어 온 경험을 배우고있다』면서 『장경순 부의장과는 2차 외유 때 나와 그분과 간격이 있는 것처럼 세상에 알려졌는데 이처럼 다정한 것을 보여 주지 않느냐』고 농담.
그러나 그는 당무에 관련된 질문엔 끝내 입을 다물고 『전당대회는 사무총장이 알아서 할 것이고 정책문제는 정책연구실에서 하고있다』고 말꼬리를 흐렸다. 【차항=제주·노철용 기자】
○…민중당 일부의 개헌추진 설은 당 공식기구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4일 하오 최고위·지도위 합동회의에서는 『당 공식기구도 모르는 개헌론의 진원이 어디인가』를 대변인인 김대중 의원에게 따졌는데 김 의원은 『전연 모르는 얘기』라고 해명.
더욱이 김 의원은 『민주당 집권9개월의 경험에서 내각책임제가 갖는 많은 결함을 체험했다』고 말하고『개헌은 당 기구에서 충분히 검토해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스스로 「브레이크」-. 그러나 5일 아침 당 재정금융위원장인 김상흠 의원은 『6대 국회에서 개헌이 실현되기는 어렵지만, 다음 총선거에서 민중당의 선거공약으로 내놓기 위해 개헌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라는 의견을 폈고 조윤형 의원은 『평화적 정권교체를 통한 정국안정을 위해 내각책임제개헌이 필요하다』고 계속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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