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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무대에 선 우리들의 스타

중앙일보

입력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SM 엔터테인먼트 도쿄 쇼케이스 공연은 성공이었다. 3천여 명의 일본 팬들의 가득 찬 제프 도쿄 공연장에서 그들은 최고의 무대를 만들었다. 플라이투더스카이의 첫 무대를 시작으로 S.E.S.와 보아, 강타, 신화의 마지막 노래까지 모두 모두 감동으로 채워졌다. 심장 뛰는 그 순간들, 볼 때마다 기분 좋다.

처음 공연 시간인 7시보다 조금 늦게 시작된 쇼케이스에서 플라이투더스카이는 확실하게 기선 제압을 했다. 무대를 가렸던 푸른색 위장이 걷히면서 ‘Maybe God Know’가 시작되었다. 와, 오랜만에 만났을 텐데 둘의 호흡은 변함없다. 춤추면서도 음정 하나 틀리지 않는 환희의 노래 실력과 그동안 근질근질했을 브라이언의 랩은 일본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숨을 조금 고르고 부른 두 번째 곡 ‘약속’은 서툰 발음이지만 일본 팬들도 함께 따라 불러 감동! 감동! 노래를 부른 후 눈빛 한번 맞추고 “저희 플라이투더스타이입니다”로 인사, “아, 우리가 하는 말 모를 거야.” 환희가 말했지만 대답은 “알아요!” 다시 놀란 두 남자. 하지만 영어로 얘기를 건네는 브라이언 말은 하나도 못 알아들은 일본 팬들. ‘동거동락’ 잘 봤다는 팬들 말에 또다시 감동. 제대로 된 리듬앤블루스 팀인 플라이투더스카이의 노래 실력은 마지막 노래 ‘I Want You I Need You’ 에서 빛이 났다. 얼굴 빨개지고 땀 뚝뚝 흘리면서 한 곡 한 곡 최선을 다한 플라이투더스카이, 역시 멋지다.

스페셜 게스트로 짠하고 나타난 보아. 더 예뻐지고 더 건강해진 모습이다. 도쿄에서 만난 보아는 정말 일본 가수 같았다. 자연스런 일본어 덕분에 한국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팬들과 내내 함께 웃는 그녀를 보니 왠지 기분이 으쓱으쓱. 그녀의 최신곡 ‘Amazing Kiss’는 춤이 매우 격렬하다. 남자 댄서들도 힘들어 하는 이 곳을 보아는 춤과 함께 완벽하게 불렀다. 지난 7월 25일 발매된 이 싱글곡은 일본 내에서도 반응이 좋아 발매되자마자 오리콘 신인 차트 20위권에 들었다. 최근 가네보 CF에 출연해 계속 유명해지고 있는 중. 기말시험 때문에 최근에 잠깐 입국하곤 바로 일본으로 돌아간 보아. 그 실력 그대로 일본에서도 인정받기를. 보아, 파이팅!

‘그 해 여름’의 조용한 어쿠스틱 기타 반주를 시작으로 조용히 노래하는 강타의 무대는 그를 비추는 조명과 함께 그림처럼 아름다웠다. 그렇게 이름을 외치던 팬들도 강타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기 위해 조용했다. 정말 신기한 건 일본에서 아직 발매 예정 ‘북극성’과 ‘스물셋’을 다 함께 따라 불렀던 것. 음, 역시 강타 팬답게 발 빠르다. 볼 때마다 느끼지만 강타는 정말 노래 잘한다. 춤추면서 노래할 땐 오히려 더 파워 넘친다. 그래서 강타의 노래는 들을 때마다 놓아진다. 그리고 역시나 변함없는 H.O.T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잃지 않았다. 이번엔 혼자 왔지만 나중엔 다시 모두와 함께 오겠다는 그의 말에 팬들 모두 고개 끄덕끄덕. 그가 백스테이지로 들어갈 때까지 흔들던 흰색 풍선도 잊을 수 없던 풍경이다.

이미 활발한 일본 활동을 했었던 S.E.S.의 무대는 정말 자연스러웠다. 익숙한 일본말로 인사를 건네며 멋진 재즈곡 ‘Be Natural’을 부르는 그들에게 팬들은 계속 ‘언니!’를 외쳤다. 바다 언니, 유진 언니, 슈 언니를 외치는 일본 팬들, 우리 나라 여느 팬들과 다르지 않은 그들을 보며 S.E.S.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세 사람의 아름다운 목소리가 잘 어울렸던 ‘I Will’과 ‘I Love’까지 그녀들의 노래는 흐트러지지 않았다. 일본어로 몇 번의 앨범을 냈지만 이 날은 모두 한국 말로 불렀다. 자신감과 당당함이 느껴지던 무대, 그럼에도 겸손함이 가득한 세 사람, 팬들을 위해 서툴지만 일본어로 여러 질문에 대답하던 바다(이 날 고맙다는 뜻의 ‘아리가토’만 열 번 넘게 했다)와 천천히 영어로 인사하던 유진과 그 두 사람을 위해 통역사가 된 슈, 짧은 시간이 아쉽다고 즉석에서 ‘I’m Your Girl’을 불러주던 S.E.S. 왜 그녀들에게 빠질 수 없는지 이런 작은 모습에서도 알 것 같다.

‘시나’ 오빠를 열심히 외치는 일본 팬들을 위해 신화의 공연 역시 최고였다. 뚝뚝 떨어지던 땀과 손마디까지 힘이 들어간 춤은 심장이 뛸 정도로 멋졌다. 최고 무대는 라이브로 부른 ‘Falling in Love’. 일본 오기 바로 전날 밤까지 방송 스케쥴이 있어 연습할 시간이 없었을 텐데 그들의 라이브 무대는 무척 자연스러웠다. 조용한 발라드곡이지만 역시나 전진은 장난스런 춤으로 분위기 화기애애하게 바꾸기도. 짧지만 일본어로 인사도 건네고 일본 여자는 세련된 것 같다는 애교성 말도 잊지 않던 다섯 남자, 첫 일본 무대인데 어쩜 저렇게 잘할까 감탄만 나왔다. ‘Wild Eyes’와 ‘Hey, Come On’의 격렬한 춤으로 힘들었을 텐데 무대로 뻗은 팬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고, 막내 여동생 같은 보아가 일본어로 이것저것 통역해주면 무지 대견해하던 그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최선을 다하는 그런 신화의 모습들을 일본 팬들도 고스란히 느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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