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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폭로한 매니저 고소, 이태란의 눈물고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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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탤런트 이태란이 자신의 매니저를 고소하면서 ‘그’와의 성관계 사실을 숨김없이 털어놓아 충격을 주고 있다. 성관계를 미끼로 이태란을 폭행, 협박하고 3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긴급 체포된 매니저. 그가 협박용으로 사용했다는 섹스비디오의 존재 여부와 이태란의 참담한 심정, 그리고 매니저의 항변 밀착취재.


탤런트 이태란(25세)이 자신의 매니저 안모씨(40세)를 협박 및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지난 9월 17일 경찰에 고소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태란은 “신인 시절 안씨가 매니저를 하며 출연 수입금 중에서 7:3(이태란 7)으로 배분하기로 구두계약을 한 후 성관계 맺은 것을 미끼로 출연료가 입금되는 통장을 관리하면서 ‘변심하면 너와 가족을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협박과 폭력을 행사하고 내 명의로 신용카드 신청서를 임의로 작성, 제출하여 발급받은 후 3천만원을 사용하는 등 그동안 방송 출연료 및 CF 모델료 3억원 상당을 갈취당했다”며 안씨를 서울 방배경찰서에 고소했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이태란이 안씨를 고소하기 일주일 전 모 방송관계자를 통해 ‘이태란이 매니저에게 협박당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벌였다”며 “이 과정에서 안씨의 범죄 혐의가 드러나 이태란에게 피해 사실 여부를 전화로 확인한 결과 이태란이 성관계 폭로 협박에 시달려왔음을 순순히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을 통해 안씨가 이미 사기혐의로 지명수배를 받고 있는 상태임을 확인한 이태란은 “안씨가 최근 저와의 관계가 소원해지자 성관계를 폭로하겠다며 자주 협박을 일삼아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경악할’ 만한 사실들을 알게 되면서 참을 수 없었다”고 털어놓으며 즉각 안씨를 고소했다. 그녀는 언론에 보도될 것까지 각오한 상태에서 고소장을 제출했다.

‘화면을 보여줄까’, 섹스비디오 있음을 내비친 매니저

이번 사건의 파장이 큰 이유는 여자 탤런트가 매니저와의 성관계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연예가에서는 매니저가 여자 연예인이 스타가 된 이후 ‘옴짝달싹’ 못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무명 시절 섹스비디오’를 촬영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경찰 수사에 의하면 이번 경우는 ‘성관계 폭로’를 빌미로 여자 연예인을 협박했다는 것이 관심사안이다.

이태란이 경찰에 제출한 협박 녹음 내용에는 매니저 안씨가 이태란의 휴대폰에 “너와 나의 성관계를 폭로하겠다. 화면을 보여줄까”라는 음성 메시지와 함께 성관계를 맺을 때 나오는 신음소리까지 녹음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성관계 폭로’라는 것이 섹스비디오를 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태란은 18일, 이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한때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잠적했었다. 이태란의 친언니(이명주씨)는 당일 전화통화에서 “이번 사건으로 태란이가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내 동생과 우리 가족은 피해자다. 혈압이 높은 어머니도 몸져누워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고소할 당시 이런 상황(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마치 섹스비디오가 있는 것처럼 잘못 알려진 데 대해 무척 속상하다”며 울분을 토로하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태란이는 내일(19일) 있을 MBC 일요 아침드라마 ‘어쩌면 좋아’의 대본연습과 녹화에 임할 것이다”고 밝혔다.

19일 ‘어쩌면 좋아’의 녹화에 앞선 대본연습은 이태란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평소 사용하던 여의도 MBC 사옥 내 드라마 대본연습실이 아닌 ‘imbc.com’ 빌딩의 회의실에서 이뤄졌다.

‘어쩌면 좋아’에 함께 출연 중인 탤런트 강석우는 “태란이가 연습실에 도착하자마자 연신 ‘죄송하다’고 말했고 동료 연기자들은 ‘용기를 잃지 말라’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태란이의 얼굴은 굳어 있었지만 평소처럼 대본연습에 열심히 임했다”고 연습실 분위기를 전하며 “착하고 성실한 후배가 이런 일을 당하게 돼 안타깝다. 이 일로 좋은 후배를 잃는 아픔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기자들이 몰려들자 이태란은 오전 11시, 대본연습이 끝난 뒤 MBC 인근 커피숍에서 예정에 없는 기자회견을 통해 괴로운 심경을 털어놓았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엷은 색깔의 선글라스를 쓴 그는 언니와 함께 기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태란이 예정에 없는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은 ‘섹스비디오가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의식했기 때문. 이태란은 사건의 본질을 벗어나 섹스비디오 존재 여부와 관련해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확실한 입장표명의 필요성을 느꼈고, ‘어쩌면 좋아’의 연출자인 유정준 PD가 “숨기지 말고 기자회견을 통해 할말은 하라”고 설득해 이뤄졌다.

“모든 것을 감수하겠다. 나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가족들과 나를 사랑해준 팬들에게 미안하다. 특히 지병을 앓고 있는 엄마와 가족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 더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뗀 이태란은 복받쳐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면서 애써 차분한 목소리로 사건 경위를 설명했다. 다음은 이태란과의 일문일답이다.

■ 매니저 고소한 이태란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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