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추석맞아 '집안단속' 강화

중앙일보

입력

대기업들이 추석연휴를 앞두고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강화에 적극 나서는 등 내부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이는 장기화되는 경기불황 와중에 명절을 맞아 직장내 윤리의식이 해이해 질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02610] 김쌍수 사장(디지털 어플라이언스 사업부문)은 지난 27일 사업본부 협력회 회장인 이원호 일성화학 사장과 공동명의로 "건전하고 뜻있는 추석명절 되십시오"라는 제목의 메일을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렸다.

메일은 "일류기업만이 살아남는 냉엄한 현실 속에서는 기업이든 사람이든 공정하고 철저한 경쟁을 통해서만 성장이 가능하다"고 전제, "명절 때 선물 안주고 안받기 운동 실천으로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말고 명절 전후 해이한 심리상태로 발생할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한 사전점검에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LG전자 한국영업본부도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통해 96년부터 시행중인 윤리규범 실천지침을 다시 내려보내고 만일의 불상사에 대비한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지침은 ▲이해당사자가 금전을 제공할 경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받지 말 것 ▲불가피하게 받았을 경우 윤리위원회에 신고할 것 ▲임직원 가족이라 할지라도 금품을 수수하지 말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SK텔레콤[17670]은 투명하고 윤리적인 기업경영을 꾀한다는 차원에서 `임직원행동준칙'을 마련, 27일 임직원들에게 배포했다.

준칙은 그간 회사 사규에 산재해있던 윤리규정을 모아 집대성한 것으로 회사경영원칙 준수, 고객과 주주에 대한 최상의 가치제공, 고객정보관리, 공정한 경쟁과거래, 회사재산 및 경영정보 보호 등에 관한 행동지침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삼성전자[05930] 등 일부 대기업은 이같은 윤리의식 강화활동과는 별도로 최근들어 내부 감사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98년 IMF 체제이후 직장인들의 로열티(충성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경기불황을 겪으면서 직장내 문화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게사실"이라며 "회사가 무조건 임직원들을 다그치기 보다는 분명한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직장내 윤리의식이 자발적으로 높아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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