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해군을 통해 본 왕의 조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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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었지만, 결국 쫓겨나 묘호(廟號)조차 얻지 못한 광해군. KBS1 ‘역사스페셜’은 극단의 평가를 받아온 광해군의 일생을 통해 왕의 조건은 무엇이며 왕이 무엇을 잃었을 때 성군에서 폭군으로 전락할 수 있는지 알아본다. 13일 밤 10시 방송.

1623년 3월 12일 광해군을 폐위시킨 인조반정이 일어나던 밤, 조정엔 이미 정보가 입수돼 있었다. 역모의 움직임을 고발하는 한 통의 상소를 받은 광해군. 하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겼다. 이 과정에는 한 여인이 개입돼 있었다. 이 여인이 “성지는 지극히 충성스러운 사람이니 다른 모의를 할 것입니까”라고 하니 광해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기록에 의하면 그 여인의 이름은 상궁 김개시였다.

김개시. 끼일 개(介), 똥 시(屎). 풀이하자면 개똥이다. 천민의 딸인 그는 나인으로 입궐한 뒤 광해 즉위 이후 15년간 광해군의 최측근으로 활약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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