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컨설팅업체를 찾는 기업체 임직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경영환경이 날로 불확실해지고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기업의 전략은 바다 위를 항해하는 배가 어디로 나가야 할지를 정하는 것에 비유된다.항해를 아무리 잘 해도 애초에 방향을 잘못잡으면 당초 목표한 곳에 도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 컨설팅이 다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보스톤컨설팅그룹(BCG)에서 소비재·유통부문에 대한 최신 경영전략 개발에 여념이 없는 전문 컨설턴트 윤병석(36)·최소영(34)이사를 만났다.전략 컨설팅의 중요성과 업무에 얽힌 얘기를 들어봤다.
-전략 컨설팅이란 무엇인가.
▶윤=기업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조언하고 실질적인 변화가 일어나도록 실행을 지원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기업의 성장 전략, 조직 진단 및 개선,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는 일부터 마케팅과 브랜드의 관리전략을 수립하고 인수 및 합병(M&A)후의 전략, 신규 시장 진출 등의 전략적 이슈를 해결하는 과제를 수행한다. 또 수립한 전략을 실행하는 일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 실무를 담당하는 팀원들과 작업 방향을 상의하고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또 이에 근거해 고객사의 주요한 의사 결정자들과 협의하며 전체적인 일정관리도 하고 있다.
-전략컨설팅이 왜 중요한가.
▶최=전략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수 있는 요소다. 특히 소비재.유통 분야에선 전략이 더 중요하다. 글로벌 유통업계의 선도 업체인 월마트의 사례를 들어보자. 이 회사는 경쟁사와는 확실히 차별화된 전략인 '매일 저렴한 가격(Every Day Low Price)'을 내세워 성공했다. 이 사례로 보면 어떤 전략을 채택하느냐가 소비재 유통산업의 핵심적인 성공요소라고 볼 수 있다.
-전략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겪는 애로가 있다면.
▶최=아무리 전략적 완성도가 높은 결론을 제시하더라도 고객사가 컨설턴트의 조언에 따라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진정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때때로 고객사들이 컨설팅 결과대로 실행을 하지 않을 때 안타깝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럴 때면 보다 설득력있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내 자신도 원인 제공을 했다고 반성하면서 더욱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소개한다면.
▶윤=컨설팅 프로젝트를 할 때는 고객 회사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다. 특히 2~3년 걸리는 장기과제를 하다 보면 컨설턴트를 자기 회사 직원으로 오해하는 고객사의 임원들도 생긴다. 최근 한 고객 기업과의 워크숍에서 처음 만난 한 중간관리자가 내게 '컨설턴트인지 알고 인사를 드리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우리 회사 분이더군요'라고 말해 웃음을 터뜨린 일이 있다. 고객사에서 컨설턴트를 같은 식구로 오인할 만큼 밀접하다는 뜻인 것 같아 한편으로는 보람을 느꼈다.
-국내 소비재.유통산업의 현황은.
▶최=한국 경제의 규모는 6백조원으로 추산된다. 그 가운데 소비재.유통산업은 1백10조원 가량을 차지해 비중이 20%를 넘는다.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제품을 공급한다는 게 이 산업의 특징이다. 개인의 삶의 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다. 현재는 내수 중심이지만 기업들의 해외확장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해외 유통경로를 확보하고 현지 사정에 맞는 제품 개발도 활발해지면 반도체나 이동통신 등과 같은 성장 잠재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내수시장의 소비침체는 언제쯤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나.
▶윤=당분간 소비 침체가 계속 되리라고 본다.가계 대출을 억제하고 신용카드 한도도 축소하고 있어 소비 위축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유권하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sskim@joongang.co.kr>
◇보스턴 컨설팅그룹은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은 1963년 전략이라는 개념을 최초로 경영에 도입한 브루스 핸더슨이 설립했다.
이 회사는 2000년 미국 조사전문 기관인 포레스터 리서치가 선정하는 '고객의 요구에 가장 만족스런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e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중 1위를 차지했다.1994년 설립된 서울사무소에는 60명의 컨설턴트를 포함해 1백여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