胡7단의 178이 최후의 패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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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세계바둑오픈 준결승 제1국
[제10보 (171~193)]
白·중국 胡耀宇 7단 | 黑·중국 王 磊 8단

우상귀는 수가 났다.171,173으로 죄어붙여도 174에 두니 이 백을 거저 잡을 수는 없다.물론 흑은 유리한 패를 만들 수는 있다(176 자리에 젖히면 된다).

그러나 왕레이8단은 슬그머니 우하귀 175로 달려간다. 놓이고 보니 참 크고도 맛좋은 자리여서 검토실의 프로들은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후야오위7단은 진땀을 흘리고 있다. 약간 부족한데 도저히 쫓아갈 틈이 안 보인다. 그는 초읽기가 급박하게 수를 재촉하자 황급히 178에 두었는데 선수라고 둔 이 수가 결정적인 패착이 될 줄이야. 좌상귀 수상전은 빅이다. 현재 상태로 손을 빼도 빅이고 백이 178에 둘 때 흑도 어딘가 한수 두면 빅이 된다.

사실 胡7단은 시간 연장책으로 178을 두었다.

그러나 상대는 손빼고 우하의 179로 와 183,185의 날렵한 수순으로 귀를 파내버렸다. 백도 186으로 우상을 잡았다.이해득실은 어찌 됐을까. 백은 우상에서 178,186 두 수를 들여 13집 끝내기를 했다.

흑은 179~185까지 단 한번에 13집 정도를 해냈고 187의 마지막 큰 곳에 손을 돌렸다. 다시 말해 187만큼 흑이 번 것이다. 승부는 여기서 확실해졌다. 178로 '참고도' 백1에 두었더라면 승부는 부족한 대로 아직 미세했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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