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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거리·한글마을 … 향기가 솔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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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면

지난 9월 성남동에 만들어진 큐빅광장. 청소년 관련 문화공연이 잇따라 열리면서 젊은이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작은 사진은 중앙동에 조성될 문화의 거리 조감도. [사진 울산시 중구]

울산의 구도심인 중구가 문화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의 거리, 큐빅 광장과 한글마을 등 각종 문화 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울산의 가장 번화가였던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만 해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울산시민들은 쇼핑이나 유흥을 위해 중구 옛 성남·옥교동을 찾았다. 이곳은 서울의 명동이나 부산의 서면과 같은 중심가였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울산의 중심상권이 태화강 이남의 남구로 옮겨가면서 중구는 하루아침에 구도심이 되버렸다.

 그러나 20여년이 흐른 지금 중앙동으로 통합된 성남·옥교동 상가는 다시 울산에서 가장 붐비는 번화가로 비상하고 있다. 이 거리가 새로운 활력을 찾은 것은 지난 2004년 6월 울산지역 최초로 724m 구간에 아케이드가 설치되면서 시작됐다. 비가 와도 우산없이 거닐수 있는 거리가 조성됐고, 차량 통행이 금지돼 마음껏 걸어다닐 수 있게 되면서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상인들도 상가건물과 매장 인테리어를 현대화했다. 낡은 건물이 헐리고 복합상영관이 생겼다.

 중구청도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청소년 문화존과 상설무대를 설치,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공연과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청소년 1번지’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했다. 지난 9월 만들어진 ‘큐빅광장’이 대표적이다. 성남동 190-54번지 일원에 건립한 큐빅광장은 기존의 평범한 건축물형태에서 과감하게 탈피한 복합문화공간이다. 549㎡ 면적에 지상 1층 철근콘크리트조 및 철골조 구조며, 시설 건립에는 총사업비 41억원이 투입됐다.청소년들과 젊은 층을 위해 공연장, 전시시설, 휴식 공간 등을 갖추고 있으며 폐쇄된 공간이 아닌 북측 건물외벽과 접한 부분을 제외한 삼면이 모두 개방된 구조로 되어 있다.

 문화의 거리 조성 사업도 중구가 핵심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아케이드가 설치된 성남동에서 학성로 건너편에 조성되는 문화의 거리는 울산초교삼거리~시계탑 사거리(210m), 동헌 사거리~동일당 안경점(240m) 이 두 거리를 잇는 동아약국~복합문화공간 숨(150m)로 구성돼 있다. ‘H’자 모양이다. 중구는 이들 거리에 전선을 지중화하고 보도와 차도를 구분하고 가로수를 심어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 사업을 지난해 12월부터 내년 연말까지 진행한다. 이와 함께 이 거리에 있는 가게는 물론이고 이 거리를 중심으로 약 50m범위 내에 있는 건물 중 신규로 문화예술관련 업종을 열게 되면 지원을 한다. 지원대상 문화예술업종은 공연장, 전시장, 화방, 악기점, 골동품점, 공예품점, 전통찻집, 필방, 카페 등이다.

 중구 동동에 2016년까지 136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한글마을도 연장선상에 있다. 초가 3채로 2009년 복원된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崔鉉培·1894~1970) 선생의 생가 옆에는 2010년 3월 건립한 외솔기념관이 있다. 중구는 이곳 인근 39만㎡의 터에 길이 800m의 한글거리, 한글박물관, 전통양식의 숙박시설인 방문자 숙소, 한글교육을 위한 한글어학당을 짓기로 했다. 마을조성 뒤에는 지식경제부로부터 ‘한글문화특구’로 지정받아 다양한 우리말 바로알리기 사업을 펼 계획이다. 중구는 내년부터 다운동에 다전차밭과 다운동고분군 개발도 추진할 계획이어서 중구 전체가 문화의 향기가 가득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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