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 정부·MB정부 다 실패” … 문 “부자감세·4대강 박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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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제주도와 서울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수도권에서 유세를 이어 갔다. 박 후보가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동문재래시장에서 은갈치 한 마리를 들어 보이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경기도 일산 미관광장을 방문한 문 후보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일산=김경빈 기자·서귀포=김도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는 11일 제주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를 잇는 장거리 유세를 했다. 타임스퀘어는 지난 7월 10일 박 후보가 대통령 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이날 안철수씨도 같은 장소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하는 시간차 유세를 했다.

 박 후보는 “이제 대선을 불과 며칠 앞두고 또 이 자리에서 시민 여러분을 뵈니 지나간 일들이 주마등같이 머리를 스친다”고 했다. 이어진 유세의 골자는 민생이었다. 박 후보는 연설에서 ‘민생’이란 단어를 16번 반복했다. 그는 “지금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민주당을 깨고 신당부터 창당하겠다고 한다”며 “정권을 잡고 나서 민생부터 챙길 생각은 하지 않고 과거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만든 참여정부와 똑같이 하겠다는 것”이라며 야권 정계 개편을 공격했다. “그럴 시간이 있는가. 야당한테는 국민의 한숨소리가 들리지 않는가”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저는 오로지 민생을 챙기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 다음 정부도 민생정부라고 불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이후 처음으로 제주를 찾아 “참여정부는 30년 만의 세계적 대호황기였음에도 이념 논쟁과 권력 투쟁을 하다 민생을 파탄으로 내몰았고, 이명박 정부 역시 성장만 최우선으로 하다 국민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며 두 정부를 한데 묶어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 정부의 실패를 결코 반복하지 않겠다. 정권교체의 수준을 뛰어넘는 시대교체로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했다.

 새누리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유권자 44만8000여 명의 제주에서 ‘백중열세’에 놓여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박 후보는 “바람 많기로 유명한 제주도에서 민생과 통합의 큰 바람을 일으켜 달라”고 했다.

 문재인 민주당 후보는 서울 인근의 고양~의정부~성남~안양~광명~안산~부평을 잇따라 찾아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안철수씨도 고려대~이화여대~건국대~홍익대와 타임스퀘어를 돌며 젊은 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꼽사리다(나꼽살)’의 사전 녹음을 했다고 한다. 나꼽살은 ‘딴지 라디오(대표 김어준)’가 제작하고 개그우면 김미화씨, ‘나꼼수’ 멤버 김용민씨,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성공회대 우석훈 외래교수가 진행을 맡고 있다.

 안철수씨가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두 후보는 부산·경남과 수도권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문 후보는 12일부터 이틀간 충청을 찾는다. 여론조사 공표 시한(12일)을 앞두고 서울·경기, 부산·경남, 충청을 승부처로 보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고양 유세에서 “박 후보가 이명박 정부도 민생에 실패했다고 남말 하듯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부자감세 100조원, 4대 강 사업 22조원, 모두 박 후보와 새누리당이 날치기해서 통과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2차 TV토론에 이어 박 후보를 이명박 정부의 공동 책임자로 규정했다.

 ‘미래세력 대 과거세력 대결’이라는 구도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문재인·안철수·심상정이 함께하는 새정치냐, 박근혜·이회창·이인제가 함께하는 낡은 정치냐. 여러분은 누구를 선택하겠는가”라고 했다.

 한편 안씨는 대학생들에게 “청년이 투표하지 않으면 정치가 청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청년 실업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고 했다.

김경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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