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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태권도|「말레이지아」를 누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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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3면

태권도로 선전되는 한국이「말레이지아」반도에서 많은 화제가 되고 잇다. 지난 63년부터「말레이지아」주재 초대대로「말레이지아」반도에 상륙한 태권도는 지금「쿠알라룸푸르」,「싱가포르」「페낭」등 세 곳에 도장을 열고 약 1천명의 회원들을 지도하고 있다.
「싱가포르」만해도 3백 명의 태권도 협회 회원이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저녁 5시30분부터 8시까지 두 개의 반으로 나뉘어 태권도를 보고 있다.
「싱가포르」도장의 사범 이기하(27)씨는「회원들은 학생, 상인, 회사원, 경관, 군인, 남녀「아나운서」등 사회의 각층을 총망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가운데는 여자도 6명이나 끼어있어 더욱 이채롭다. 나이로 보아도 16세의 소년에서 46세의 중년까지-. 작년 12월 사범으로 부임한 건장한 체격의 이기하씨는「싱가포르」에 주둔한 영공군부대에 출장하여 50명의 공한 군인들에게도 이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다.
우재림씨가 지도하는「쿠알라룸푸르」에는 회원이 무려 5백여 명. 벌써 초단자가 7명이나 되고 최창근씨가 사범으로 있는「페낭」은 회원이 1백80명.
태권도가 처음「말레이야」반도에 소개될 때만해도 일본의「가라데」와 유도가 황금시대를 누리고 있었다는 얘기였다.
그러나 태권도가「가라데」와 유도의 인기를 눌러버려「페낭」같은 데서는 유도는 아예 문을 닫아 버리고 말았다.
「007」선풍은「싱가포르」에도 휩쓸었다. 그런데『007「리스본」의 스파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들어왔는데 이 영화의 남자 주인공은 뛰어난 태권도 솜씨로 기관총과 권총으로 중무장한 10여명을 모조리 때려 누여 공연하는 여자「스파이」와 관객들을 매혹시켜 버리는 장면이 잇다.
이「007」영화는 얼마 전 이곳「캐피탈」극장에서 이기하씨가 지휘하는 태권도의 위력을 보이는 좋은 기회를 마련하였다.
영화 상영 전에 이기하씨가 지휘하는 태권도 시범을 하여 초만원을 이룬 5천명의 관객들은 몇 겹으로 포개놓은 벽돌 짝이 태권도 협회 회원들의 손끝에서 박살이날 때마다 발을 구르면서 갈채를 보냈다. 무대 위에 인맥과 남대문이 그려진「포스터」「코리아」를 선전한 이날 밤 태권도는「007」을 오히려 누르고 「만도 열찬」을 독점했다.
「싱가포르」에서 김영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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