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 후 통증 계속땐 ‘추간공외협착증’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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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규 병원장이 추간공외협착증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중앙포토]

경기도 평택시에 사는 김후남(가명·55)씨는 지난여름 척추관협착증 수술을 받았다. 척추 뼈에 불필요한 뼈 돌기가 덧자라 신경다발을 누르는 질환이다. 김씨는 지난여름 덧자란 뼈를 깎는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통증은 한 달도 안 돼 다시 심해졌다. 이번엔 왼쪽 다리였다. 수술이 잘못됐다고 생각한 김씨는 다른 병원을 찾았다. 원인은 추간공외협착증이었다. 척추관 바깥쪽에 뼈가 웃자라 그쪽을 지나는 신경을 눌렀던 것. 김씨는 현재 추간공외협착증 수술을 받은 후 통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척추수술 후에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으면 수술 실패나 재발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들 중 추간공외협착증이 원인인 경우가 꽤 많다.

 추간공외협착증이란 척추를 둘러싼 인대가 굳거나 커지고, 필요없는 잔가지 뼈가 생기면서 신경이나 근육을 누르는 질환이다. 잘못된 자세, 무리하게 허리를 쓰는 습관 등이 원인이다. 하지만 특정 원인이 없어도 척추 주변 근육이 노화하면 생길 수 있다. 넓은 범위에서는 척추관협착증의 한 종류이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척추관협착증은 안쪽 뼈가 웃자라는 경우를 말한다. 잔가지 뼈가 척추관 안쪽 신경다발을 건드려 허리와 다리 통증 등을 일으킨다.

 보통 서 있으면 통증이 심하고 허리를 굽히면 덜하다. 굿스파인병원(경기도 평택) 박진규 병원장은 “허리를 굽히면 척추관이 넓어져 신경이 덜 눌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간공외협착증도 비슷한 증상이다. 웃자란 뼈가 척추관 바깥쪽 신경·근육을 건드려 허리와 다리 통증을 일으킨다.

 박 원장은 “추간공외협착증이 잘 알려지지 않은 데다 일반 영상진단장치로는 잘 보이지 않아 보통 병원에서 지나치기 쉽다”며 “MRI를 척추관 바깥쪽만 각도를 달리해서 찍어봐야 확실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추간공외협착증 역시 수술로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등 한가운데 부위를 20~30㎝가량 절개하고 문제가 되는 척추의 잔뼈 가시를 제거하는 것. 최근에는 합병증이 적은 새로운 수술법도 나왔다. 허리 뒤 정중앙 부위가 아닌 옆구리 쪽을 3㎝가량 절개한 뒤 척추 뼈 쪽으로 비스듬히 내시경을 집어넣어 수술한다. 박 원장은 “의사의 임상경험이 중요하다”며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도 되고 수술시간도 2~3배 짧아 합병증이 훨씬 적다”고 말했다.

 박진규 원장은 “전체 척추질환의 10~20%가 추간공외협착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술 후에도 계속 아프거나 다른 물리치료를 해도 좋아지지 않는다면 이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굿스파인 병원은 2011년 11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척추전문병원으로 지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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