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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어민 돌아오던 날|낙도는 잔치 기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갯벌에 쏟아버린 얼키고설킨 서름|서도>
서도 귀환어민 제1진 66명은 23일 하오 만 25일만에 목메어 그리던 고향 땅을 밟았다.
어민들을 태운 배가 선창에 닿는 순간 엄마와 아들을 부르는 환성과 눈물이 썰물진 서도 갯벌을 메웠다.
이날 상오 9시 반 두척의 해군함정에 분승, 인천항을 출항하면서부터 고향섬을 발돋움하던 어민들은 그 동안 쌓이고 쌓였던 설움을 한 많은 갯벌 위에 쏟아버렸다.
눈먼 창윤군은 먼곳 길을 절반이나 넘어 달려 나왔다. 『창윤아!』고 애절하게 불러대며 어둠속에서 두 모자는 서로 부둥켜안았다.
『생전 못 볼 줄 알았더니…』목이 메어 말끝을 잇지 못하고 어머니 품에 안겨 창윤군은 어린 아기처럼 엉엉 울어댔다.

<못돌아온 어머니 총상 안부묻기도|주문도>
23일 하오 7시 반 달 그림자 조차 없는 어둠속에 묻힌 주문도 갯벌에는 25일 동안 참았던 그리움의 울음이 터져 검푸른 파도위에 주름살처럼 메아리져 나갔다.
이번 송환에서 빠진 김분임(61)씨의 아들 박동희(19)군은 귀환자들을 붙잡고『어머니의 총상이 얼마나 크냐?』고 미친듯 이 사람 저 사람을 찾아 묻고 다녔다.

<3년 숙원의 의수 창윤군엔 선물도|볼음도>
한번가면 보름이 걸린다는 조개잡이 마을 볼음섬에 납북되었던 어머니가 돌아오던 날 눈멀고 손없는 박창윤(19)군은 잃었던 어머니와 함께 3년만에 값진 손을 선물 받았다.
그에게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의수를 사주기로 하여 양순화(43)여사를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벌어진 것이다.【본사 임시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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