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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현장] EBS「굿모닝 실버」

중앙일보

입력

"100세이상의 장수노인들 중 당뇨병 등 성인병을앓고 있는 사람은 몇%나 될까요?..." "다 틀렸군요. 정답은 0%입니다. 성인병에 걸리면 100세이상 살 수 없겠죠." 우리 나이로 환갑을 눈앞에 둔 `뽀빠이' 이상용(59)과 서구풍의 여성진행자 안지형(35)씨가 한복을 차려입고 기상캐스터 김동완, 희극인 임희춘, 탤런트 김영옥,김을동씨 등 실버세대를 상대로 `100세 퀴즈쇼'를 구수하게 이끌고 있다.

EBS TV의 노인 프로그램인 「굿모닝 실버」(월-금 오전 6시50분)의 추석특집편녹화현장(18일)은 그야말로 실버세대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할 만큼 `실버 축제'의장(場)에 다름 아니었다.

`불로' `장생' `무병' `장수' 등 4개의 피켓을 든 4명의 출연자들은 그럴듯한이유를 대며 나름대로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답변을 `장황하게' 설명하지만 핀트가어긋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100세 이상 인구중 남자대 여자의 비율은 몇대 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직100살을 넘겨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3대1 정도되는 것 아닌가요." "천만의 말씀...정답은 10대1입니다. 할머니들이 오래 살죠." 장수에 도움이 되는 질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상용은 "무병장수하기 위해 20대때부터 노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출연자들은 `운동', `금연' 등을꼽지만 정작 정답은 엉뚱하게도 `된장국 먹기'란다.

내레이션이 이어진다. 자료화면에 나타난 `황영감'은 "국내에서 100세이상 장수노인을 조사한 결과 95%가 된장국을 하루에 한끼씩 먹는 것으로 드러났어. 된장은항암에도 그만, 노화방지에도 그만, 신체면역력 강화에도 엄청난 효과가 있다는군.우리 것이 소중한 것이여! 이 할망구야, 혼자 먹지말고 빨리 손자들 불러서 멕여!" 이런 진행이 1시간 가량 이어지자 출연진들은 너나할것없이 고개를 끄덕거린다.

진행자인 이상용은 때를 놓칠세라 한마디 거든다. "좋은 생활, 올바른 식습관을 몸에 익히시면 누구나 다 장수를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그럼 여기서 인사드리고 다음 시간에 만나 뵙도록 하죠." 이날 녹화프로는 추석 이튿날인 노인의 날(2일) 방영된다.

곧바로 이어진 녹화는 역시 추석 특집 프로인 `실버 장기자랑'. 6명의 할머니들이 나와 검무를 실연하는 `천지개벽팀'을 비롯해 한시간에 무려 1만4천628번의 줄넘기를 해 세계기네스북에 오른 박봉태(75) 할아버지, 6명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뒤섞여 춤을 소개한 `댄스스포츠팀', 5명의 할머니들이 조화를 이룬 `민속체조팀'이기량을 겨루느라 여념이 없다.

나이를 잊은 듯 한바탕 놀이를 마다하지 않은 노인들의 장기자랑에 이어 태권도9단으로 올해 68세인 박해만씨가 PD 사인이 떨어지자 마자 무대로 뛰어나와 송판 격파를 선보인다.

53년간 태권도를 해왔다는 박옹은 힘찬 기합소리를 지르면서 보란듯이 송판을맨손으로 격파한다. 진행을 맡은 안지형씨도 "제가 기(氣)를 받은 것 같아요"라면서너스레를 뜬뒤 "청춘처럼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존경스러워요. 정말로 고생하셨어요"라는 인사를 잊지 않고 자리정리를 한다. 이 장기자랑 프로는 1일 방영된다.

이봉욱 PD는 "실버세대뿐만 아니라 부모를 모시고 사는 장년층과 손자, 손녀들도 이 프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노인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선택한 아이템들이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이명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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