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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잊어…어릴 때 친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토론토]에서 김충림통신원]한국태생 [캐나다]인 목사가 자기와 어릴 때 다정했던 한국친구와의 옛정을 못 잊어 그들을 찾고 있다.
이 목사의 한국이름은 [부다윗](50=Rev. David J. Proctor)-
그는 [캐나다] 제2의 도시 [토론토] 에서 60여리 떨어진 아름다운 호수의 [배이리] 시연합 교회 목사로 있다.
때는 1892년. 그의 아버지 [부낙도]목사 (한국명)는 [캐나다]에서 파견한 초대 선교사의 한사람으로 한국에 발을 디뎠고 숱한 해를 함경도의 함흥·회령·성진 등지에서 선교사업에 종사했다.
[다윗]은 1915년 함흥·성천 강변 어느 언덕 외의 집에서 탄생. 그후 성진으로 옮겼다. 이곳에서 1927년 12살이 되어 [캐나다]에 돌아올 때까지 소년시절을 다정한 한국 어린이들과 보냈다한다.
옛 기억을 더듬어가며 그는 옛친구인 [김기남]씨와 그의 동생[기철]씨(43)를 찾고 있다. 그들 형제의 아버지는 [김응룡]씨라 한다. 또 [박지도](52)씨와 그의 두 동생 [지성](50) [지민](44) 씨를 찾고 있다. 이들 3형제에게는 [김사라]라는 훌륭하신 어머니가 계셨다한다. [다윗]씨는 한국에 대한 옛 정을 항상 아쉬워하며 한국과 한국인을 돕는데 누구보다도 적극적이다. 그가 작년 10월까지 있었던 [토론토·클럽·크리스트]교회에는 20여명의 한국 교인이 자주 모임을 갖고 있는데 이들은 [다윗]씨가 주선, 이민 온 사람들이다. 또 작년 9월에는 한 한국유학생이 입국사증의 불비로 출국명령을 받고 곤경에 빠져있는 소식을 듣고 며칠 걸려 유학생을 구제하였다. 또 그는 [캐나다]이민정책에도 근본적으로 항의를 시작, 중국에서 매년 2천여명, 일본으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일 계획을 하면서 한국에만 이민신청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지 않는가 라고 항의하고 있다. [다윗]씨는 그의 희망에 따라 13년간 그가 봉사한 교회와도 석별하고 지금은 조용한 소도시의 교회에 있다. "언젠가는 처와 같이 출생지에는 못 가도 한국 땅이라도 밟고 싶다. 그때 옛 어린 벗들을 만날 수 있으면 그 이상 기쁜 일이 또 있겠느냐. 그들이 건강히 있기를 빈다"면서 쓸쓸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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