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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활용하니 농사가 잘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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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화훼재배로 유명한 경남 김해시 대동면 초정리.마을 전체가 비닐하우스와 유리온실로 뒤덮혀 있어 겉보기에는 평범한 농촌마을로 보인다.

그러나 주민들이 컴퓨터 사용을 생활화하면서 화훼 생산성을 높이는 정보화 마을이다.

1백여가구 4백여명의 집집마다 펜티엄 Ⅳ급 컴퓨터가 보급돼 있다.마을엔 컴퓨터 11대를 갖춘 정보센터도 있다.마을(안막 1·2·3구,신정)회관마다 컴퓨터 2대씩 갖춘 인터넷 카페가 설치돼 있을 정도다.

요즘 마을 정보센터에는 방학을 맞은 10여명의 초등학생이 김해시 공익요원 김덕규(23)씨로 부터 워드프로세스·인터넷 등을 배우고 있다.김해시는 컴퓨터를 잘 다루는 김씨를 보내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이 마을의 정보화 시설은 김해시가 국비·지방비 등 9억8천여만원을 지원해 2001년 9월 만들었다.마을 운영비는 1백 가구별로 연간 4만원씩 내 1년 동안 4백여만원으로 소모품과 전기료 등을 부담하고 있다.

집집마다 컴퓨터가 보급된 뒤 주민들의 생활이 크게 달라졌다.

1천5백여평의 시설 하우스에서 장미를 재배중인 김겸조(55·정보화마을 운영위원장)씨는 첨단 장미 재배기술을 인터넷에서 배웠다.그동안 흙에서 키우던 장미를 인터넷에서 얻은 정보를 토대로 양액재배법으로 전국서 처음으로 바꿀 수 있었다.

김씨는 “과채류의 양액재배를 화훼에 적용한 뒤로는 수확 기간이 단축되고 꽃모양과 줄기가 굵어지는 등 생산성이 높아졌다”라며 “정보화 마을 덕분에 앉아서 첨단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라고 자랑했다.

김영원(47)이장도 전국의 꽃 값을 인터넷에서 얻는다.그는 “농수산물 유통공사·식물검역소 등을 검색해 전국의 꽃값과 중국서 수입된 물량 등의 정보를 얻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식물검역소 등을 검색해 중국산 꽃 수입량이 많으면 출하량을 줄여 가격 폭락을 막아 제값을 받는다.

일부 화훼농가에는 꽃의 개화 정도,줄기 굵기,모양 등에 따라 6∼12등급으로 구분하는 자동선별기를 갖추고 있다.

꽃 선별은 육안으로 하지만 자동 선별기를 갖춘 농가는 컴퓨터가 미리 입력한 규격에 따라 분류해 상자에 담아주기 때문에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마을 홈페이지(daedong.invil.org)을 통해 농산물 직거래와 민박예약 등을 하면서 짭짤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김해시 정보화 마을 담당 우명희(36·여)씨는 “정보화 마을로 바뀐 뒤 꽃 재배와 유통분야에서만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이 적극적으로 바뀌고 마을이 활기가 돌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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