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최측근 안희정씨 청와대 '입성' 않기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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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노무현(盧武鉉)대통령당선자의 최측근 '386'참모 한명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는다. 10여년간 盧당선자 곁에서 머물며 고락을 같이해 온 안희정(安熙正) 당선자 비서실 정무팀장이 민주당에 남기로 결정한 것이다.

고려대 83학번인 安팀장은 39세 동갑인 이광재(李光宰)당선자 비서실 기획팀장과 함께 '좌(左)광재, 우(右)희정'으로 불리며, 사실상 盧당선자의 분신 역할을 해왔다. 安팀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선자가 항상 '당신들은 나의 동업자'라고 말해왔다"며 "그런 당선자를 효율적으로 돕기 위해선 나 자신도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盧당선자 주변에선 충남 논산이 고향인 安팀장이 2004년 총선에서 이인제(李仁濟)자민련 총재대행에게 도전장을 낼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그러나 安팀장이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 때문에 사실상 중도하차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선기간 중 한나라당은 "나라종금 퇴출을 막기 위해 대주주인 보성그룹 관계자가 安팀장에게 2억원을 건넸다"고 공격한 바 있다.

安팀장의 대학.학생운동권 선배인 신계륜(申溪輪)당선자 비서실장은 "전부터 주변에선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들이 있었다"며 "盧당선자에게 보고하자 당선자는 별 말이 없었다"고 전했다. 申실장은 또 "꼭 나라종금 문제 때문만은 아니지만 그 점도 감안됐을 것"이라며 "본인도 부담감을 많이 느끼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安팀장은 "그런 일이 있으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 안팎에서 盧당선자 주변의 386참모들이 질시의 대상이 되자, 이같은 분위기를 무마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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