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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공동구판 사업-없는 것이 낫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농가경제를 돕기 위한 명목으로 운영되고 있는 농협의 농산물 공동판매와 공산물 공동구매 등 사업은 사실상 조합원(농가)을 위하는 길이 못되고 농협자체 수입에만 치중돼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 사업을 존속시킬 것 인지의 여부를 재검토하라는 소리가 높다.
이러한 사실은 최근 농협중앙회가 판매 및 구매 사업의 부진한 근본원인을 캐내기 위해 전국에서 1천 8백 43호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 결과 조합원이 공동구입을 기피하는 이유가 일반시세 보다 값이 비쌀 뿐 아니라 취급 수수료 등 불필요한 비용부담이 곁들여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체의 68·9%에 달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이 조사결과 가장 주목을 끌게 한 것은 구판장이 있느니 보다는 차라리 없는 면이 낫다는 농가가 12·1%나 되고 판매가격은 시세 보다 싼 반면 구매가격은 비싸다는 농가가 14%나 되어 많은 조합원은 농협의 구판 사업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농협은 영농자금을 차입하는 경우에도 농협과 농가간에 농산물의 위탁판매계약이 자동적으로 맺어지는 반 강제 수단이 자행되어 취급 액의 3%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위탁농가로부터 징수케 돼 있으며 특히 미작농가에 대한 영농자금 대출은 농협을 통한 미곡 위탁판매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는 격으로 구판장을 이용하는 실정에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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