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보수화 넘어 탈정치화… 학생운동 경험한 30대와 달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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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9호 07면

명지대 윤종빈(정치학·사진) 교수는 “사회적으로 움츠러든 세대라는 게 요즘 20대의 특징”이라고 정의했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뚫고 대학에 입학했지만 이들 앞엔 비싼 등록금과 새롭게 뚫어야 할 ‘취업의 문’이 가로막고 서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진보정당이 제기하는 각종 사회문제에 대한 거대 담론은 20대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2007 대선과 투표 성향이라는 논문을 통해 20대의 보수화 성향을 분석했다.

세대별 투표 성향 연구한 윤종빈 명지대 교수

-20대가 보수화됐나.
“그렇다. 대학에서 총학생회장 선거를 할 땐 학생운동권 후보를 다들 기피한다. 운동권 후보라도 본인이 운동권이란 것을 티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운동권 이미지가 ‘교내 문제엔 관심이 없고 거시적 사회 문제에만 관여한다’는 부정적 느낌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원인은 뭔가.
“취업난이 가중돼 20대의 제1 목표가 취업이다. 자신과 직접 관련 있는 일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선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없다.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 투표율이 50%를 넘지 않는다. 총학생회 선거가 이런 마당인데 정치에 신경을 쓰겠나. ‘보수화’를 넘어서 ‘탈정치화’ 됐다.”

-20대 대다수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 진보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현재 20대는 기본적으로 기존 정당에 대해 믿음이 없다. 안철수 후보를 향한 20대의 열렬한 지지가 ‘정당에 대한 불신’에서 온 것이다. 그런데 안 후보가 사퇴를 하니 혼란스러워진 거다. 20대는 민주당이 집권한 지난 10년을 새누리당 집권과 별 다를 게 없다고 본다. 게다가 올 상반기엔 통합진보당 사태까지 터져 20대가 진보정당에 실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렇다면 30대는 왜 여전히 진보적인가.
“20대와 30대의 처한 상황이 다르다. 30대는 대부분 취업한 상태에서 먹고사는 문제, 삶의 질 문제로 고민한다. 그래서 현 상황을 변화시킬 정권 교체를 간절하게 바란다. 특히 30대 중·후반 세대는 대학생 시절 민주화 운동에 휩싸였다. 그래서 한때 이를 주도했던 진보정당이 집권 세력을 심판해주길 바란다.”

-보수화된 20대의 성향이 투표로 이어질까.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그렇지 않겠나. 물론 안 후보의 해단식과 TV 토론 등 다양한 변수가 남아 있다. 20대의 현재 성향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예단하긴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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