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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눈물의 은퇴 기자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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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은퇴를 선언한 박찬호가 30일 은퇴 기자회견 도중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임현동 기자]

선수로서 마지막 공식석상에 나타난 박찬호(39)의 표정은 밝았다. 하지만 자신이 걸어온 길을 회상할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3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주중학교 시절부터 메이저리그 팀들과 한화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속했던 13개 팀 유니폼 앞에서 그는 아쉬운 심정과 새로운 각오를 함께 밝혔다.

 박찬호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생각으로 은퇴를 결정했다. 한국에 돌아올 때부터 1년을 목표로 삼았다”며 “한국 야구를 위해 내가 설계한 것이 있기 때문에 선수로서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여전히 야구다. 야구 행정이나 경영을 공부해 한국 야구와 미국 야구의 중개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박찬호는 “오래 전부터 기술적인 것보다 야구 행정과 경영 등에 관심이 많았다. 조만간 미국으로 떠나 체계적인 공부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도자로 돌아올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내가 이루고 싶은 목표 중에 지도자도 있다.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더 공부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박찬호는 농담을 섞어가면서 은퇴식 분위기를 최대한 밝게 만들려고 했다. 그는 가족과 동료, 그리고 한화를 비롯한 전 소속팀 관계자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아울러 “은퇴해서 아쉽다는 얘기보다 새로운 시작을 축하한다는 얘기가 고마웠다”고 했다. 기자회견 막바지 선수생활을 돌이킬 때는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뭔가를 이뤄낸 것보다는 잘 견뎌냈다는 점에서 내 자신에게 ‘대견하고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마지막 인사는 “감사합니다”였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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