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디엠망령」출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2년전 군사「쿠데타」가 발생하자 장갑차 속에서「돈·반·민」장군의 심복인 한 대위의 손에 처참한 최후를 마친 왕년의 월남독재자「고·딘·디엠」형제의 망령이「사이공」을 걸어 다니고 있다.「구엔·카오·키」군사정권이 안정되지 않았을 때에는「고·딘·디엠」을 죽인 것은 잘한 일이 못되었다고 복고조의 넋두리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미신이 상당히 강력한 발판을 갖고 있는 이 나라인지라「디엠」형제의 귀신이 군사정권 당국자들을 괴롭혀 월남 군참모본부내에 있던 그들의 묘가「사이공」의「하이바첸」현에 자리잡은「다쿠딘키」묘지 안으로 옮겨졌다는 그릴 듯한 풍설이 떠들고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월남에는 꿈에 귀신이 나타나 여러가지 소망을 말한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가 널리 퍼져있으며 실제로 장의사에서는 귀신의 주문에 따라 종이로 자동차나 집을 만들어 불에 살라 그들의 영혼을 위로 한다고 한다.
최근「인도네시아」에서도 9·30 사건으로 5, 6명의 장군들이 친공분자들의 밥이 되어 그원한이 하늘에 사무치고 있다는데「디엠」형제의 유령이「사이공」거리를 활보한다니 월남인들은 유령「노이로제」에 걸릴 판이다.「디엠」형제가 죽은 뒤 그들의 시신이 어떻게 되었다는 당국의 발표가 없어 그들의 묘가 어디 있는지 전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가 없다.「디엠」의 친척(현재 복역중)이 참배하고 있는 사진이 신문에 나서 그들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그 사진에는 무덤이나 이를 밝히는 장소도 적혀 있지 않아 정확히 무덤의 소재를 알 길은 없다. 독재자의 서글픈 말로의 표본이라고나 할까.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