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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하는 영 외상 「스튜어트」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20년대의「옥스퍼드 우등생」이「한·영 우호」의 바람을 몰고 우리 나라를 방문한다.「옥스퍼드 학생토론회」회장을 지낸 토론의 명수이면서도 세상에 떠들썩하게 알려지는 것을 싫어하는「스튜어트」외상이 영국외상으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함으로써 한·영 수호 80년 사는 소박한 대로 하나의 신기원을 긋게 될는지도 모른다.
때마침 한국은 월남파병·아아 전략·「유엔」대책 등으로 외교상의 벅찬 과제를 안고 있고. 영국 또한 구공시(EEC)가입이 좌절된 이래「유럽」의「변두리 국가」의 존재로 밀려난 국세의 만회, 미·소간의 단독접촉으로 파산위기에 놓인 전통적인「브로커 외교」의 구제 및 「말레이지아」의 현상유지문제 같은 것으로 외교상의 고립상태를 아직은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동고」의 두 우방은 서울의 외상회담서 영국의 대한면직물 수입량의 증가를 포함한 통상확대 문제, 한국문제 토의 때의「유엔」대책, 윌남·「말레이지아」문제 등을 토의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한국측에서 중점을 두는 것은「유엔」대책과 통상확대문제일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53년 한국의 휴전성립에 막후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애틀리」내각의 뒤를 잇는 현 노동당 내각이「유엔」서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져버린 한국문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어떤 대안을 갖고 있지 못하고 보면「서울회담」서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한국측은 영국으로 하여금 아시아·「아프리카」의 영연방 회원국들에 영향력을 발휘하여「유엔」의 한국문제 토의서 미국에 의해「대표」되는 한국입장을 지지하도록 한번 더 다짐을 받는 정도에 그칠 것이다.
영국을 통한 영연방 회원국가에 대한 간접외교는 지난6월 제2차「반둥」회의참가를 앞두고 「실연」되어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리기는 했지만, 이 성과에는 영국에 의한 간섭이 지나치면 회원국들로부터 반발을 받아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보고가 뒤따랐음을 지적하고 싶다.
한·영 통상 확대문제에 있어서도「런던」의 관리들이나 실업계서는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뺏긴「시장」이라고 체념하고 있는 만큼, 지나친 기대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스튜어트」외상의 방한의의는 전환기를 맞은 세계에서 두 나라가 놓여 있는 입장의 상호 이해와 이를 통한 가능한 협력의 모색이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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