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6세된 공룡 중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무대효과」는 만점이었다. 「시아누크」가 외객으로 그리고 이종인 전국 부총통 대리가「희빈」으로 배석하고 천안문 광장을 메운 50만 군중들은 목이 터져 라고 아우성을 쳤다. 무대중앙에는 27년 10윌 정강산의 동굴 속에서 「소비에트」 정권이란 걸 만들고 34년10월의 서금 함락으로 35년 합서성 산 속으로 「만 마일을 패주」한 모택동과 그 부하들이 열석했다. 10월1일. 정강산의「두더지」들은 중공정권수립 16주년의 돌잔치를 이렇게 마련했다.
10월이면 모택동이 혈압이 높아지면서 곧잘 흥분하는 달. 모택동의 일대기와 중공당사는 대개는 이 10월을 매듭으로 엮어졌다. 그래서 이 달로 접어들면 북평은 「정치극」의 무대장치와 연출연습에 분주하고 신화사통신과 인민일보는 뱃심좋은 호언장담으로 단장한 「성명서」를 잇달아 보도한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정권수립 기념일을 이틀 앞두고 중공외상 진의는 「메가튼」급의 발언을 했다. 그는「홍콩」과 북경에 있는 비 미국인 서방기자들 앞에서 중공은 미국의 침공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중공군은 미국을 가볍게 격퇴시킬 태세가 갖추어져 있다고 그는 자신만만한 투로 못을 박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유엔」이 한국전 때 중공을 침략자로 낙인찍은 결의를 취소해야 「유엔」가입을 고려하겠다고 배짱을 퉁겼다.
중공의 힘이 지난 16년 동안 급속도로 비대해 진 것이 현실임은 부인 못한다. 「드·골」은 중공정권을 승인함으로써 이 현실인식을 행동으로 옮겼다. 그러나 운신이 거북할 정도로 비대해졌다는 중공이 기회 있을 때마다 반제다, 반미다 하면서 6억5천만의 시선을 밖으로만 묶어두려고 하는걸 보면 모택동의 낙원이 그대로 백성들의 낙원인 건 아니구나 하고 추리는 비약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