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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충청, 문재인 부산 … 승부처 선제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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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가 27일 대선 승부처인 충청과 부산에서 첫 유세를 하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박 후보가 이날 오후 방문한 충남 부여읍 중앙시장에서 거수경례를 하는 장병을 쳐다보고 있다(왼쪽 사진). 문 후보는 같은 날 오전 부산 유세를 위해 김포공항으로 이동하며 지하철 9호선 전동차에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김형수·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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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7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충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부산에서 각각 유세를 시작했다. 두 후보가 충청도와 부산을 맨 먼저 찾은 것은 두 지역이 결정적인 승부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에게 충청도는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해 온 지역이다. 부산은 문 후보의 고향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의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이들 지역에선 최근 두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두 후보에겐 선거운동 초반 표심을 다잡을 필요가 커진 지역인 셈이다. JTBC·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후보는 선진통일당과 합당한 지난달 25일을 기점(22~28일)으로 충청지역에서 문 후보와 양자대결을 전제로 51.6%(문 후보 42.6%)의 지지율을 보였다. 그러다 한 달 뒤인 26일 주간조사(19~25일)에선 49.6%로 밀렸다. 문 후보 지지율(42.6%)은 그대로다.

 부산·경남(PK)에선 문 후보가 40% 이상의 득표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0월 22~28일 조사에서 38.2%(박 후보 54.4%)를 기록한 문 후보 지지율은 이달엔 38.8%로 조금 올랐지만, 박 후보(55.8%)와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

 이를 의식한 듯 두 후보는 유세 첫날부터 상대방을 공격하며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대전역 유세에서 노무현 정부의 실정을 언급하며 “지금 야당 후보는 스스로를 폐족이라고 불렀던 실패한 정권의 최고 실세였다”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이어 “국가보안법 폐지하겠다, 사학법 개정하겠다고 날밤을 지새웠다. 입으로는 서민정권이라고 했지만 지난 정권에서 대학 등록금과 부동산은 역대 최고로 뛰었고, 양극화가 가장 심해졌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전북 군산 유세에서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모든 인사에서 대탕평을 확실하게 할 것이다. 그게 국민대통합의 핵심”이라며 탕평 인사를 재차 강조했다. 군산·전주에선 문 후보 비판을 자제한 채 “새만금 사업을 확실하게 해내겠다”며 호남 숙원사업의 실천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부산 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 유세에서 “유신독재를 잘한 일이었고 구국의 결단이었으며 나라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라 말하는 역사의식으로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느냐”며 “과거 세력을 대표하는 후보를 심판하고 미래 세력을 대표하는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 나갈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이날 마지막 유세를 오후 6시20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하면서 “대선에 결선투표제를 도입해 결선에 나갈 후보를 국민들이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다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을 하는 제도다. 문 후보는 2017년 대선 때부터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한편 유세 첫날 두 후보 측은 유권자의 시선을 끌기 위해 다양한 장치와 소품을 선보였다. 새누리당은 대전역 출정식에서 LTE(롱텀에볼루션) 통신망으로 대전과 서울·부산·광주광역시를 실시간 네트워크로 연결해 생방송 유세 행사를 진행했다. 필리핀 출신의 이자스민(비례대표) 의원이 광주에서, 이준석 전 비상대책위원과 4·11 총선 때 문재인 후보와 맞붙었던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이 각각 서울과 부산에서 사회를 맡았다. 이자스민 의원이 광주에 간 건 결혼 이주여성이 호남에 많다는 게 고려됐다고 한다.

 이에 비해 문 후보는 광화문 광장 유세를 문화 행사처럼 진행했다. 안도현·도종환 시인이 각각 ‘우리는 깃발이 되어간다’ ‘담쟁이’라는 시를 낭송한 데 이어 성악가 박경종씨가 ‘지금 이 순간’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이어 문 후보가 손학규·정동영·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지사 등 경선 경쟁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 통합을 강조했다. 문 후보는 부인 김정숙씨와 무대에서 포옹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당 점퍼나 담쟁이 색깔 목도리 등 민주당을 상징하는 소품을 전혀 착용하지 않은 채 차분한 코트 차림으로 유세장에 나타나 개인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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