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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3월 수상작] 팍팍한 삶에도, 진달래 분홍 물들었다
━ 장원 2월 이주식 열두 장 족보에 청약 일찍 들었지만 추첨하는 손 곱았나, 항렬보다 작은 달 입춘첩 높게 걸어도 입주할 봄은 멀다 긴 삼동 비낀 자리 하릴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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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2월 수상작] 봄 언저리에서 남은 겨울을 떠나보내다
━ 장원 줄 하나 그어놓고 창이라 했다 윤정욱 장원 닫을 수 없는 창에 창틀을 세운다 줄 하나 그어놓고 창이라 했는데 오가는 발길에 차여 골목이 되었다 사방이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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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1월 수상작] 속엣말 피다
━ 장원 속엣말 피다 오시내 물이 한창 올라도 꽃소식은 캄캄하다 잎사귀만 자라서 소문이 우거진 수국 입 다문 탓이었는지 손짓 몸짓 부푼다 삼 년이면 말끝에 봄볕 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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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에서 꽃 캐듯이, 깨어있는 시인 될 것”
제42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14일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이정환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중앙신춘시조상 수상자 권규미,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이태순, 중앙시조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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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에서 얼음꽃 캐듯 채찍질하며 정진할 것"…제42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
제42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상암산로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시조시인 정혜숙·서숙희·염창권, 이정환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중앙신춘시조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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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회 중앙시조대상] 학대 피해 아이들 위로…어른으로서 속죄하는 마음 담아
━ 중앙시조대상 고래 이태순 비 내리는 기차역 물이 출렁거리고 눈이 슬픈 아이가 꿈속에서 보았다는 커다란 푸른 고래가 기차역에 들어왔다 칸칸마다 불빛을 따스하게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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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11월 수상작] 현대인의 고독한 일상을 공감하다
━ 장원 환승입니까? 정해선 아무런 연고 없는 지상의 언저리를 무작정 달려가는 일상이 곧 터널이라 어플이 놓친 노선을 차창에 그려본다 뫼비우스 함정 같은 외길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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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10월 수상작] 스스로 호흡을 닫은 돌고래를 떠올리다
━ 장원 스트랜딩 스트랜딩 나정숙 라일락 이파리는 첫사랑의 비린 맛 한 잎 떼 넣어주던 바다 빛 눈동자에 수줍은 이야기들이 글썽글썽 걸려있다 수평선 꼬리에 걸고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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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9월 수상작] 역사 속 인물을 현실로 끄집어내다
━ 장원 출근하는 봉준이 김영욱 황톳재 너머부터 배곯은 점심 무렵 막사발 통문 대신 텀블러 손에 쥐고 달리는 넥타이부대 인파 속에 그가 있다. 하품하는 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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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8월 수상작] 묵묵히 제자리 지킨 제주 돌담을 보다
━ 장원 돌담 김동균 얼기설기 올라앉아 서로를 꼭 잡는다 마을은 어우러진 노른자 흰자처럼 묵묵히 속을 품을 때 숨을 쉬는 돌담길 달걀만 한 돌 하나 틈에서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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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 - 7월 수상작] 내일의 꿈 잃지 않는 직장인을 그리다
━ 장원 시조 백일장 천 원 앞에서 윤정욱 성대역 횡단보도 허기가 몰려온다 앞뒤로 뒤집힌 꿈 늘어져 기다릴 때 호떡집 벽돌에 기대 천 원이 익어간다 온종일 말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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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3월 수상작] 빼어난 말부림, 읽는 즐거움
━ 장원 성산포 성산포에서 박숙경 간밤에 몰래 와서 수면 위 잠이 든 별 파도가 흔들기 전 나 먼저 깨워 볼까 간신히 귓불에 닿은 이명처럼 숨비 소리 막 썰어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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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2월 수상작] ‘차갑게 얼린 시간’에 담은 사랑, 표현 돋보여
━ 장원 눈사람 눈, 사람 문영 차갑게 얼려둔 시간의 틀 안에 잊기엔 아쉬운 당신을 담았다 한겨울 눈사람처럼 영하로 묶어두고 온몸으로 막아둔 기억의 틈 사이로 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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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1월 수상작] 와인이 된 듯 참신한 발상, 걸림 없이 읽힌다
━ 장원 와인 읽기 오가을 오래 묵었다는 말은 상처가 많다는 말 나를 알고 있다고 가볍게 흔들지 마 조심은 소중하다는 것 쉽게 깨진 투명한 맘 부딪치는 소리마다 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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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 위 걷듯 지나온 길…정형의 그릇에 무한한 이야기 담겠다”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제41회 중앙시조대상·신인상, 제33회 중앙신춘시조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염창권 심사위원, 최훈 중앙일보 주필, 중앙신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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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상상 넘나들며 마스크 군상 그려내
━ 중앙신춘시조상 심사평 한권으로 묶여진 응모 작품집을 앞에 두고 심사위원들은 한동안 숙연해졌다. 응모하신 분들의 열정과 염원의 무게가 고스란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오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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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회 중앙시조대상] 수로왕릉의 가을…망한 왕조 쓸쓸함과 고즈넉함 담아
정혜숙 시인은 “이제야 시조 쓰는 사람으로 인정받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국내 시조문학상 가운데 최고 권위로 꼽히는 중앙시조대상 제41회 수상작에 정혜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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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근 능이 머금은 세월의 깊이…하고픈 말 많아 고뇌했죠"
지난 6일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에서 만난 제41회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정혜숙(65) 시인은 "이제야 정말 시조 쓰는 사람으로 인정 받은 기분이다. 엄청난 무게감을 느낀다"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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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출장 진료 길에 통보…꿈속에서도 퇴고, 또 퇴고"
━ ◇제33회 중앙신춘시조상 마리오네트 -김현장 실 하나 당겨보면 등 돌리는 사람 있다 마스크로 가려봐도 휑한 눈빛 흔들리고 비대면 차가운 거리 회전문은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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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11월 수상작] 섬세하게 포착한 인간의 삶, 자연의 숨소리
━ 장원 신도시 폐가 홍성철 무너진 지붕 한쪽 황톳빛 처연하다 셈평 펴인 주인은 도시 생활 흔전대고 쫓겨난 길고양이가 새끼 낳고 사는 곳 잡초 마당 한구석 널브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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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10월 수상작] 서정성 짙은 언어, 단시조의 묘미 보여줘
━ 장원 하루를 닫는 시간 김경숙 흔들리는 하루가 가지 끝에 매달려 울지 못한 시간을 밤 깊도록 깁는다 다 못 쓴 내 젖은 언어는 눈이 부은 그믐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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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6월 수상작] 수박 고르는 과정, 상상적 변용 돋보여
━ 장원 수박을 썰다 한명희 몇 번을 두드린다 네 문을 열기 전에 손가락 움켜쥐고 가만히 귀 기울여 쓰라린 햇살을 찢는 바람 든 숱한 날들 붉은 살에 까만 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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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5월 수상작] 노랑무늬영원, 빗자루별…예사롭지 않은 시어들
━ 모란이 왔다 권규미 그이는 곡비였다 늘 환생을 소원했다 시나브로 발이 젖는 해사한 그믐으로 잔잔히 면벽을 두른 노랑무늬영원, 처럼 찢어버릴 시간과 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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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시조 백일장-4월 수상작] 벚꽃에 빗댄 창작 앓이, 발상 돋보여
━ 장원 벚꽃 퇴고(推敲) 김정애 원고지 빈 여백을 겨우내 궁글리던 청사로 왕벚나무 초장을 쓰고 있다 음이 다 소거된 폭죽으로 후끈 달뜬 몸짓으로 배란 앞둔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