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빙벽에서 얼음꽃 캐듯 채찍질하며 정진할 것"…제42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제42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상암산로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시조시인 정혜숙·서숙희·염창권, 이정환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중앙신춘시조상 수상자 권규미,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이태순,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자 김상규, 문학평론가 박진임, 시조시인 이종문·강현덕, 최훈 중앙일보 주필. 김경록 기자

제42회 중앙시조대상 시상식이 14일 오후 서울 상암산로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시조시인 정혜숙·서숙희·염창권, 이정환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 중앙신춘시조상 수상자 권규미, 중앙시조대상 수상자 이태순, 중앙시조신인상 수상자 김상규, 문학평론가 박진임, 시조시인 이종문·강현덕, 최훈 중앙일보 주필. 김경록 기자

제42회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 제34회 중앙신춘시조상 시상식이 1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렸다. 시조 '고래'로 대상을 받은 이태순(63) 시인은 "빙벽에서 얼음꽃을 캐듯이 채찍질하며 늘 깨어있는 시인이 되겠다"며 "사람의 얼굴에 시대가 담겨있듯, 이 시대의 보이지 않는 곳을 담아내는 그릇이 되겠다. 나태하지 않은 모습으로 시조를 빛내는 일에 정진하겠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중앙시조대상과 중앙시조신인상을 심사한 박진임 문학평론가는 "이태순 시인은 우리 시의 전통에서 친숙한 이별과 상실의 정서를 노래하면서도 이를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고래와 기차의 이미지가 중첩되는 지점을 절묘하게 포착해 주목을 받았다"는 심사평을 했다.

이 시인은 2005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으로 등단했다. 데뷔 5년 차인 2010년 중앙시조신인상을 수상했고 그 후 13년 만에 중앙시조대상까지 품에 안게 됐다.

이날 제42회 중앙시조신인상과 제34회 중앙신춘시조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됐다. 중앙시조신인상은 '불꽃놀이'의 김상규(39)시인, 중앙신춘시조상은 '조문국을 다녀오다'의 권규미(65) 시인이 받았다. 김상규 시인은 "학창 시절 중앙일보 시조대상 수상자 기사를 보면서 시조시인을 꿈꿨다"며 "그 학생이 이 자리에 서게 돼 영광"이라고 했다. 중앙신춘시조상을 받아 등단한 권규미 시인은 "자본주의의 속도에서 휴머니즘을 지키기 위해 시조를 쓴다"는 소감을 전해 박수를 받았다.

이정환 한국시조시인협회 이사장은 축사에서 "긴 세월 동안 중앙일보사가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시조상 시상 제도를 굳건히 지켜 시조 문단에 큰 활력을 불러일으켜 왔다"며 "수상자 여러분이 배전의 노력을 기울이시기를 당부드린다"고 했다. 최훈 중앙일보 주필은 "자극적인 콘텐트가 넘쳐나는 디지털 시대에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시조가 얼마나 귀한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며 "중앙시조대상이 제정된 1982년 중앙일보는 '우리 문학의 자랑스러운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이 상을 제정한다'고 기사를 썼다. 시조 시인 한 분 한 분이 우리 문학의 귀중한 자산이다"고 말했다.

임채성 시인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시조시인 정수자·권갑하·이승은·박명숙·정용국·조성문·이두의·김태경·최보윤·최양숙·이순권·김남규, 심사를 맡은 시조시인 염창권·이종문·강현덕·서숙희·정혜숙씨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