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권도영 건국대학교 상허교양대학 초빙교수

[권도영의 구비구비 옛이야기] 우리 옛이야기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신화, 전설, 민담에는 현대에도 적용 가능한 인간관계의 진실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은 어느 무엇보다도 우리를 지치게 한다. 나 하나를 둘러싼 인간관계는 단순하지 않고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런 관계의 갈등을 심도 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가 옛이야기이다. 우리 옛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 숨어 있는 치유의 힘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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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17 00:00 ~ 2021.09.17 00:59 기준

총 68개

  • [더오래]‘사서 고생’하러 나섰다가 머리가 하얗게 센 총각

    일평생 살면서 고생이란 걸 하나도 하지 않고 살 수도 있을까? 어느 시점, 어떤 환경에서는 좀 죽도록 고생도 해봐야 사람이 성장하고 어른 노릇도 하게 되고 그러는 건가? 고생에는 몸 고생도 있고 맘고생도 있는 법. 총각은 놀란 가슴 부여잡고 얼렁뚱땅 창고를 뒤져 손에 잡히는 대로 호미를 들고는 오금아 날 살려라 하고 달려나갔다.그때까지 호랑이를 쫓으며 송장을 지키고 있던 부인은 총각이 가지고 온 연장으로 그 자리를 수습하고 송장을 치마에 싸서 짊어지고 나서면서, "당신이 송장을 짊어지고 가겠소, 아니면 내 뒤를 따르면서 횃불을 잡고 호랑이를 쫓겠소" 했다. 공자가 가장 아끼는 제자였던 안회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는데 죽기 직전에 머리가 하얗게 세어 버렸다고 하고, 헨리 8세의 이혼을 반대하다가 처형당한 영국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인 토머스 모어도 처형 전날 밤 머리가 백발로 변했다고 한다.

    2021.09.15 10:00

  • [더오래]집 나간 아내는 쏟아진 물…세월 낚던 강태공 뒤끝 작렬?

    부인이 어느 날 남편이 하루 종일 낚시를 하고도 늘 빈손으로 돌아오지만 그래도 고기 낚느라 고생한다 싶어(혹은 대체 낚시한다고 나가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 건가 의심스러워) 점심을 싸 들고 강가에 갔더니 강태공이 낚시를 드리운 채 꼬박꼬박 졸고 있었다. 덕분에 강태공도 고사성어의 주인공이 되었는데, 강태공이 부인 마씨에게 "한번 엎지른 물은 다시 그릇에 담을 수 없고, 한번 나간 아내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것이다"라고 했다는 데서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 관용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중 한 가지를 소개하면 벼슬을 얻어 내려오던 남편을 본 부인이 막 따라갔지만 남편이 한번 돌아보지도 않고 가버리자 부인은 엎어져 죽어 매미가 되어서는 "먐,먐.먐.

    2021.09.01 10:00

  • 무덤서 튀어나와 "내 다리 내놔"…등골 오싹 공포물 레전드 [더오래]

    그중에서도 가장 소름 끼쳤던 장면은 무덤에서 튀어나온 시체가 "내 다리 내놔"하고 쫓아오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그건 지금 이런저런 사정을 다 알게 된 성인이 되어 하게 된 생각이고, 어린 시절 어느 여름날 이불을 코 밑까지 끌어당긴 채 오돌오돌 떨며 보던, 어디서 삐걱 소리만 나도 "꺅" 소리 지르고 놀라며 식은땀

    2021.08.18 10:00

  • [더오래] 한국 '견우 직녀' vs 중국 '우랑 직녀'…뭐가 다를까?

    견우와 직녀가 만날 수 있도록 까마귀와 까치가 서로 몸을 잇대어 은하수 위를 가로질러 놓았다는 그 다리이다. 저 하늘의 별과 은하수의 공간에서 까마귀와 까치가 놓은 다리를 건너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견우와 직녀의 이야기를 담은 이곳에서 춘향과 몽룡의 안타까운 만남의 이야기가 조심스레 시작된 데에도 이런 우주

    2021.08.04 10:00

  • [더오래]아버지 경고 보다 인연 선택한 남자, 용이 된 ‘지네각시’

    알아서 죽는 것도 때가 있는 법인지, 여자 만나 설왕설래하다 보니 적당한 때는 놓친 것 같고, 기왕 죽을 마음마저 먹은 김에 이제 와 무슨 일이 벌어진들 뭘 어찌하겠나 싶은 마음에 남자는 여자를 따라나섰다. 내게 다가오는 인연이 실제 정체는 겉모습과 다를 수도 있고, 예쁘거나 친절한 겉모습 안에 벌건 지네 같은 흉

    2021.07.21 10:00

  • [더오래]계모와 팥쥐 어찌 됐을까…‘콩쥐팥쥐’의 끔찍한 결말

    즉 지금은 아닌 과거의 어느 때 왕자와 공주가 살고 있었고, 그들이 마녀의 저주를 받기도 하고 괴물과 싸우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시련을 겪다가 결국 그 모든 어려움을 물리치고 둘이서 결혼해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다는 이야기. 신데렐라 이야기는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판본이 존재하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

    2021.07.07 10:00

  • [더오래]남편이 사준 거울 속 자신을 딴여자라며 질투한 부인

    그건 거울이었는데, 남자는 거울을 생전 처음 보았기에 거기 비친 얼굴을 보고 자기 아버지인 줄 알았던 것이었다. 남편이 들여다보는 것에서 젊은 여자 모습을 본 부인은 곧장 남편이 다른 여자를 들였다고 생각했고, 또 그것에서 할머니 모습을 본 시어머니는 호호백발 할머니를 들여다보며 좋아하는 아들을 타박했다. 거

    2021.06.23 10:00

  • [더오래]군사 일으키려다 이성계에 발각되자 죽어버린 아기장수

    아기장수 이야기는 이성계의 조선 건국 과정을 전하는 이야기와 결합하기도 하는데, 그런 배경을 생각해 보면 아기장수는 과연 천하를 뒤집어엎을 큰일을 도모하던 존재이기는 한 것이다. 날개 달린 아기를 부모가 눌러 죽였다는 이야기와 아기장수가 군사를 키우던 은신처가 발각된 순간 재가 되어 버렸다는 이야기가 대표

    2021.06.09 10:00

  • [더오래]엄마 잡아 먹고 쫓아오는 호랑이 골탕먹인 오누이

    "이렇게 한 고개를 훌훌 넘어오니까루 호랑이가 ‘아주머니, 아주머니 그게 뭐유? 그거 주면 안 잡아 먹지’ 그러더래요. 그래서 한 모 주고, 한 모 주고, 그냥 다 주고서는, 나중에는 함지꺼정 다 뺏기고, 인저 그 수족꺼정, ‘팔 한짝 잘라주면 안잡아 먹지’ 그래서- 그러니깐 그 호랑이가 자꾸 고개 넘어가며 그러는 거

    2021.05.26 10:00

  • [더오래]아들에게 소를 지붕 위에 올리라고 한 부자 아빠

    어떤 날이어서 무엇을 해야 한다는 것보다 우선 부모는 자녀를, 자녀는 부모를 대하는 태도는 국가 사회의 안정까지 갈 것도 없이 당장 오늘 하루 우리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일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아동 학대 사건이 연일 보도되고 있고, 정인이 사건으로 알려진 양천구 아동 학대 살인 사건은 지난

    2021.04.28 10:00

  • [더오래]형님이라 부른 나무꾼 집에 가 형님 노릇한 호랑이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다는 것도 있지만, 누군가 내게도 나의 빛깔과 향기에 걸맞는 이름을 불러주길 원한다는 내용이다. "우리 어머니 하시는 말씀이, 제 위에 형님이 있었다는데, 낳고 보니 호랑이가 되어서 산으로 갔답니다. 그 후로는 여지껏 소식이 불통이니 이게 어떻게 된 것이냐 하시며 만날 밤이나 낮이나 그

    2021.04.14 10:00

  • [더오래]궤짝에 고이 모셔둔 이야기는 보물 안된다

    "폭설이 내려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어느 겨울, 가난한 소년은 땔감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썰매에 장작을 싣고 집에 오던 길에 소년은 너무 추워서 곧 얼어 죽을 것만 같았다. 잠시라도 몸을 녹여야겠다고 생각한 소년은 불 피울 자리를 만들려고 눈을 헤쳤다. 그런데 눈 속에서 작은 황금열쇠가 반짝였다". "열

    2021.03.31 10:00

  • [더오래]n번방 사건과 '지하대적'…뽑아내고 재 뿌리자

    이들이 잡아가는 여성이 인간 세상 어느 나라의 세 공주이기도 하고, 부잣집 마나님이기도 한 것은 귀한 신분을 가진 여성이 잡혀감으로써 인간 세상에 혼란이 발생하게 된다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그러자 아귀 귀신은 잔뜩 신이 나서 세 공주가 따라주는 술을 그냥 막 받아 마셨고, 그 틈을 타서 공주들이 아귀 귀신에게

    2020.04.03 07:00

  • [더오래]처용 아내를 탐한 역신, 정체모를 바이러스의 화신?

    어디에선가 불쑥 나타나고, 그 정체를 도통 알 수가 없으며, 접촉하는 즉시 그 인간은 숙주가 되고, 그와 접촉하는 자는 또한 좀비가 된다. 역신의 정체 없음, 정체를 알 수 없음에 시선이 꽂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풀어 보았다. 정체를 알 수 없던 역신이 등장했다고 해서 우리는 마스크 한 장에 목숨 걸고 낫 들고 우리끼

    2020.03.20 07:00

  • [더오래] 드라마로 환생? 이태원에 나타난 이 시대의 홍길동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도 못하던 양반집 서자 아들의 한만 기억해서는 홍길동을 알 수가 없다. 자신의 출신으로 인해 세상의 부조리를 깨닫고, 여기에 좌절하기보다 더욱 이를 악물고 자신의 능력을 갈고닦아 세상에서 힘을 펼쳐 보인 걸출한 영웅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2020.03.06 07:00

  • 우렁각시가 보살핌과 헌신의 아이콘? 그 진실은

    밭일하러 간 사이에 부인을 원님에게 빼앗겼다는 것을 알게 된 노총각은 원통한 나머지 그 자리에서 죽어 새가 되었고, 원님과 우렁각시가 다정하게 같이 있는 곳에 날아가 짹짹거리다 원님의 몽둥이에 맞아 죽었다. 우렁이가 각시로 변한다는 걸 알게 된 노총각은 우렁각시 손을 잡고 함께 살자고 했다. 전후 사정을 모두

    2020.02.21 07:00

  • 기억력·건망증은 동전 양면, 그걸 알려준 조선독서광 김득신

    나처럼 내세울 것 하나도 없는 사람이 그냥 일어나서 밥 먹고 출근하고 일하고 사람들 만나고 퇴근해 돌아 씻고 밥 먹고 TV 좀 보다 잠드는, 그런 아주 평범하고 별 볼 일 없는 사람의 모습을 영화든 드라마든 무언가로 만들어 보여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아이고, 뭐 그런

    2020.02.07 07:00

  • 잃은 돈 찾아준 노인, 그 아들 구한 남자…돌고 도는 인생사

    얼른 집으로 뛰어들어가 가방을 뒤집어 쏟아 놓고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졌지만 역시 없었다. 아들은 그동안 모아두었던 돈 삼백 냥을 내주었다. 그걸 보고 남자가 "저 사람 건지라. 여기 돈 삼백 냥 있는데 이눔 줄 테닝께 건지라"며 막 소리쳤더니 장정들이 뛰어들어 청년을 구해냈다.

    2020.01.24 07:00

  • “쥐뿔도 몰랐냐” 시부모가 며느리한테 했다는 이말 뜻

    그제야 진짜 아들이 부모를 타박했고 무안해진 부모가 괜히 며느리에게 "쥐뿔도 몰랐냐"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에는 다양한 변이형이 있는데, 애초에 주인 아들이 함부로 버린 손톱을 먹은 쥐가 아들로 둔갑해 나타난다. 그런데 이 이야기에서 정작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부인도 가짜 남편을 못 알아봤다는 것이다

    2020.01.10 07:00

  • 첫날밤 소박맞은 신부가 구렁이로 변한 사연

    신랑 눈에 신부는 매우 아름답고 매력적으로 보였기에 결혼도 결심한 것이었는데, 결혼식 다음 날 아침에 처음으로 신부의 민낯을 마주했을 때, 신랑은 집에 도둑이 침입한 줄 알았다고 한다. 온몸이 구렁이로 변한 채 얼굴만 남아 있던 신부는 신랑을 보자 눈물을 흘리며 "당신 왔으면 내 곁에서 하루 저녁 자고 가시오"

    2019.12.27 07:00

  • "나 좀 보고 가요" 위기 빠진 처녀 외면한 장군의 최후

    상대적으로 약자 위치에 있는 여성들이 그렇게 이생에서 맺힌 한을 풀지 못하여 구천을 떠도는데, 첫날밤 소박맞고 구렁이가 되어 울부짖는 것도 원혼이고 통인에게 겁탈당하여 목숨을 빼앗기고 밤마다 신임 사또 앞에 나타나 사또 명줄을 끊은 것도 여성의 원혼이다. 남성의 거부 혹은 폭력적 행동으로 인해 원혼이 된 이

    2019.12.13 07:00

  • 소가 된 게으름뱅이 vs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 했다

    서양에서는 기독교 사상을 기반으로 해 일곱 가지 원죄의 목록이 있고, 우리에게는 영화 ‘신과 함께’에서 보듯이 저승에 가 심판 받아야 할 일곱 지옥 목록이 있다. 반면 기독교에서 말하는 일곱 가지 원죄에는 오만·질투·분노·나태·탐욕·폭식·정욕이 있다. 일곱 가지 원죄와 나태 지옥으로 표현된 ‘소가 된 게으

    2019.11.29 07:00

  • 어수룩하지만 신비한, 또 다른 도깨비를 만나고 싶다

    흔히들 생각하는 뿔 두 개 달고 원시인 복장을 한 채 철퇴같이 생긴 방망이를 든 모습의 도깨비만 알고 있던 이들에게 드라마에서 선보인 도깨비 모습은 매우 낯설었다. 이런 도깨비가 있는가 하면, 아마도 가장 잘 알려진 도깨비 이야기는 방망이를 두드리는 도깨비의 이야기일 것이다. 그리고 그 빈집에 들어가 도깨비 오

    2019.11.15 07:00

  • 왜 굳이 험한 길 자초할까…붉은선비 앞의 네 가지 금기

    하지 말라는 일을 했으니 반드시 사달이 날 것인데, 가장 이해하기 힘들었던, ‘불 타는 나무 위의 각시’는 마치 사이렌처럼 붉은 선비를 시험에 들게 하는 사악한 힘이었으니, 선비가 불을 꺼주자 각시는 대맹이로 변신하여 붉은 선비를 잡아먹겠다고 위협하였다. 그러고는 집에 얼른 가서 영산 각시에게 자초지종을 말하

    2019.11.01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