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국내시장 장악 가능성 예상

중앙일보

입력

미국 정부가 MS에 대한 반(反)독점법 위반 소송을 전격 철회함에 따라 국내에도 상당한 영향이 예상된다.

특히 10월 말 국내 출시를 앞둔 윈도XP를 놓고 다음커뮤니케이션 등이 MS와 벌이고 있는 법적 분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다음커뮤니케이션(http://www.daum.net)은 지난 5일 미국 MS와 한국 MS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고, 다른 업체들과 함께 판매금지 가처분신청도 준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공정위에 낸 신고서에서 "국내 운영체제 시장을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MS가 윈도XP에 다양한 응용SW를 끼워 파는 행위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개별 상품의 거래를 강제하려는 것으로 명백한 불공정거래 행위" 라고 주장했었다. 하지만 이번 미 법무부의 소송 철회로 한국 공정위나 법원의 판단도 적지않게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다음 이재웅 사장은 "보수적인 부시 정권이 들어서면서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지만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 면서 "윈도XP의 경우 미국 반독점법 소송과 다른 측면이 많아 결과는 알 수 없다" 고 말했다.

업계는 그러나 윈도XP가 계획대로 메신저.인터넷폰.디지털사진.PC보안 등 다양한 응용SW를 포함해 출시되면 IE의 경우처럼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커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IE는 1997년까지만 해도 넷스케이프에 밀려 고전했지만 지난 98년 윈도98에 기본으로 탑재돼 출시되면서 단숨에 시장을 석권했다.

이같은 상황에 비춰볼 때 국내 SW시장도 MS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 SW를 사용하는 네티즌들이 MS의 포털사이트 MSN에 집중될 경우 국내 포털사이트들도 영향권에 들 수밖에 없다.

업체들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메신저업체 10여곳이 모여 만든 정보기기통신협회(ICA)는 최근 윈도XP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끝에 국내 메신저끼리 회원이 서로 호환되도록 하는 게 급선무라고 결정했다.

새롬기술의 오상수 사장은 "앞선 기술.서비스에다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해 승부를 걸겠다" 고 말했다.

원낙연 기자 yan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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