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싸이, 더욱 즐겁게 노래하고 춤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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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가 지난 24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서 역대 ‘가장 많이 본 동영상’ 1위에 올랐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이날 조회 수 8억369만 건을 넘어서며 지난 7월 15일 공개된 지 불과 4개월여 만에 신기록을 세웠다. 조회 수 8억365만 건으로 애초 이 부문 1위였던 팝스타 저스틴 비버의 ‘베이비’ 뮤직비디오가 33개월 만에 기록을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초고속이다. 이는 단순히 노래나 뮤직비디오, 그리고 가수 싸이의 개인적 재능에 대한 평가를 넘어 한국 대중문화의 힘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린 쾌거다.

 이처럼 유튜브에서 주목받은 싸이는 이미 전 세계 대중문화 속으로 파고들어 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 10~11월 서울광장과 프랑스 파리 에펠탑 근처, 이탈리아 로마 포폴로 광장 등에선 수만 명이 모여 집단 말춤을 췄다. 이처럼 전 세계 남녀노소가 언어장벽을 넘어 고루 즐기면서 ‘강남스타일’은 하나의 문화현상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공은 재미있는 음악과 춤, 독특한 뮤직비디오, 싸이의 노력과 소속사의 프로모션 역량 등 다양한 요소가 어우러진 덕분으로 볼 수 있다. 동양적 겸손을 앞세운 인간적 매력과 국제화 능력도 한몫했다. 여기에 덧붙여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기반의 대중음악 유통 경로를 개척했다는 점도 평가해야 한다. 전 세계에서 유튜브에 올린 다양한 패러디 동영상이 페이스북·트위터 등 SNS를 통해 글로벌로 확산하며 확대 재생산됐다는 점은 대중문화와 IT(정보기술)의 융합시대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기록된다.

 그런 싸이가 히트곡이 하나뿐인 가수에 머물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대중과 더불어 즐거움을 추구했던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개성을 극대화한 콘텐트를 개발해야 한다. 내년 초 발표 예정인 새 음반이 기대되는 이유다. 아울러 싸이의 성공이 다양한 한국 가수들이 글로벌에 진출하는 기회가 되고 전 세계가 한국 대중음악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