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변정주씨 KAIST 교수에

중앙일보

입력

"개인도 자신의 인생을 끊임없이 컨설팅, 미래에 대비해야 합니다. "

국내의 기업 컨설팅 문화에 영향을 준 아더앤더슨 코리아의 사장이었던 변정주(邊禎周.58)씨가 한국과학기술원(KAI

ST) 교수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꾸린다. 특히 내년 새학기에는 미술대학에 편입학해 평소 관심을 둔 서양화를 공부할 계획이다.

지난 7월 과기원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로 발령받은 邊씨는 요즘 강의 준비로 바쁘다. 이달 중순 개강하는 '사내 컨설턴트 과정' 강의에서 컨설팅 사례와 전략 수립을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30여년 동안 익힌 컨설팅 현장 경험과 감각을 유감없이 풀어놓겠다는 각오다.

邊씨는 요즘 틈만 나면 소묘 등 미술 실기를 연습한다. 그는 "20여년간 짬짬이 그려온 서양화를 깊이있게 공부하고 싶다" 며 "요즘엔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난 기분" 이라고 말했다.

아더앤더슨 코리아와 이 회사의 전신인 안진회계법인의 대표를 13년간 지낸 邊씨의 갑작스런 퇴임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그는 "회사에서 나가라고 등을 떼미는 사람은 없었지만 스스로 한계를 느껴 인생의 행로를 바꿔 평소 꿈꿔온 교수가 되기로 결심했다" 며 "사람은 떠날 때를 잘 알아야 한다" 고 말했다.

"회사를 그만두기 1년 전부터 사내에서 후보자를 물색했습니다. 앞으로는 컨설팅 업무에 종사하거나 관련 회사를 운영할 생각이 없습니다. "

대학 졸업 후 1966년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땄으며 연세대 경영대학원과 미국 일리노이대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한 邊씨는 "과기원 교수직과 미술대학생이라는 1인2역을 충실히 소화하고 싶다" 며 활짝 웃었다.

박방주 기자 b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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