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황] "IT주 곧 바닥 탈출" 16P 급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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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PC업체인 휴렛패커드와 컴팩이 합병한다는 소식에 서울은 물론 세계 증시의 분위기가 4일 급반전했다.

반도체에 이어 세계 컴퓨터 업계의 판도 변화가 일어나면서 정보기술(IT) 불황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낳았기 때문이다.

보통 불황의 한복판에 일어나는 대형 빅딜은 경기 바닥의 탈출 신호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이번 합병이 PC의 수요 증가가 아니라 단지 공급자간의 조절에 불과하다는 면에서 단발 호재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4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 대비 16.96포인트(3.13%) 가 오른 558.79를 기록했다. 종합지수가 1주일 만에 큰 폭의 반등에 성공하면서 120일 이동평균선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증시에는 모처럼만에 호재가 많이 쏟아졌다.

휴렛패커드의 빅딜에다 "대우자동차 매각이 가닥을 잡았다" 는 진념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나왔다.

또 하락하던 나스닥 선물지수가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삼성전자 등 핵심블루칩에 외국인 매수가 몰렸고, 추락하던 일본 닛케이 지수가 반등에 성공한 것도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삼성전자가 4.52% 오른 것을 비롯해 신한은행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20종목들이 모두 올랐다.

휴렛패커드 빅딜에 따라 컴퓨터 종목이 모처럼 장을 주도했다. 휴렛패커드에 납품비중이 높은 삼보컴퓨터가 곧바로 가격제한폭까지 뛰었고 코스닥에 등록된 현주컴퓨터.현대멀티캡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컴퓨터 업종의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의 기대감으로 하이닉스반도체와 아남반도체도 상한가에 올랐다.

코스닥 지수도 6일만에 상승으로 반전해 전일 대비 1.22포인트 오른 62.74로 마감했다. 코스닥퇴출 유예 이후 거래가 재개된 한국디지탈라인과 이날 첫 거래를 한 YTN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한편 휴렛패커드의 빅딜 소식으로 닛케이 지수가 3.48%, 홍콩의 항셍지수가 1.73%가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도 기술주 중심으로 일제히 상승했다.

이철호.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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