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음치 가요제 연다

중앙일보

입력

한국사회에서 음치는 불편하다. 그 흔한 노래방을 찾아도 자신 있게 노래를 고르지 못하고 늘 쭈뼛거리게 된다.

그런데 KBS '도전 주부 가요스타' (토 오전 9시30분) 가 특집으로 29일 '음치가요제' 를 연다고 한다. 노래 못해 의기소침해 하던 이 땅의 남녀노소 음치들에게 귀가 번쩍 뜨일 소리다.

16일 오후 1시 KBS 신관 라디오 공개홀에서 열릴 예심을 앞두고 제작진에게는 시청자들의 문의전화가 무수히 걸려오고 있다.

"정말 나가도 되나요?"

"이래 놓고 노래 잘하는 사람 뽑는 거 아닙니까□"

묻고 또 묻는 음치들의 절박한 질문에 제작진도 "정말로 노래 제일 못하는 사람에게 1등 줍니다" 라고 진지하게 답변하고 있었다. "음치임에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부른 경우" 라는 단서가 걸려 있긴 하다.

음치에겐 꿈과 희망을 주는 가요제라해도 보는 이들에겐 혹시 고역 아닐까.

제작진은 "1절만 부르게 하고, 원래 반주를 했던 KBS 교향악단 대신 소규모 악단이 반주를 할 것이며, 박치(박자를 못맞추는 사람) 는 가급적 배제하는 게 원칙" 이라고 말했다.

또 음치 클리닉 전문가의 음치 탈출법, 음치가 부르기 쉬운 노래 등 실질적인 정보도 제공하겠다고 한다. 02-781-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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