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녹즙기 7년만에 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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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쇳가루 파동' 을 겪은 끝에 1994년 7월 부도로 쓰러졌던 엔젤녹즙기 업체인 ㈜엔젤이 7년만에 신제품을 내놓으며 재기에 나섰다. 엔젤녹즙기는 90년대 초 녹즙 열풍을 몰고 왔던 히트 상품이었다.

엔젤이 이번에 내놓은 스테인레스 전기녹즙기 '헬스뱅크' 는 야채 섬유질 안에 들어있는 골수녹즙까지 완벽하게 짜낼 수 있으며, 추출된 녹즙도 부드럽고 당도가 뛰어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은 44만8천원.

녹즙 열풍을 재현하기 위해 자사 구형제품은 물론 타사 녹즙기까지 보상해주는 등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펴고 있다. 보상 판매는 자사제품을 갖고 오면 10만원, 타사 제품은 4만원을 할인해 준다.

뿐만 아니라 제품을 구입한 가정에 도우미를 파견해 녹즙기 이용 요령과 간단한 고장 수리법까지 알려준다.

한때 월 5만대가 팔리며 연 매출 5백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던 엔젤녹즙기가 쓰러진 것은 동종업체간에 벌어진 제살깎기식 경쟁 때문. 당시 시장을 양분하던 G사와 서로 '녹즙을 짤 때 쇳가루가 더 많이 나온다' 며 헐뜯기 경쟁을 벌였다. 당시 공업진흥청이 녹즙에서 추출된 중금속이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반품 행렬은 돌릴 수 없었다. ㈜엔젤의 김점두리 대표는 "실추된 명예를 회복해 녹즙 열풍을 다시 일으키겠다" 고 각오를 다졌다. 1588-1235.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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