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1회용품 취급받는 외국인 선수

중앙일보

입력

얼마전 기아는 기존 2명의 외국인 선수(젠슨·산토스) 대신 새로운 선수(루이스·리오스, 이상 투수)를 영입키로 결정을 내린 모양이다. 워낙 올시즌 들어 외국인 선수 교체가 자주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특별한 소식으론 들리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선수 교체가 순전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방법으로 사용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즉, 7월 31일 이후에 등록된 외국인 선수는 해당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다라도 출전을 할 수 없음에도 기아는 이러한 치명적인 약점을 떠안고 거액의 외화를 들여 이들을 스카웃한 것이다.

단순히 남은 20여 경기에 이들을 기용해서라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보자는 단기 처방이 외국인 교체란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기대 이하의 투수 젠슨과 함께 성실한 플레이와 타격 순위 상위에 랭크되며 팀 타선을 주도한 산토스 선수마저 최근 몇경기의 부진을 이유로 퇴출시킨 것은 지나친 처사로 보여진다.

물론 에이스 이대진의 부상공백이 길어지면서 변변한 선발투수 부족에다 2군에서 올릴 만한 선수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 기용은 가장 손쉬운 전력 보강의 방법이다.

그러나 당장의 결과만을 위해 이들을 헌신짝처럼 내팽겨치는 구단의 처사는 눈쌀을 찌뿌리게 하기에 충분하다. ('초단타 용병'의 활약으로 막상 4강에 진출해도 3명의 외국인 엔트리중 실제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는 좌완 투수 레스 한명 뿐이다.) 게다가 해당 구단은 일본 진출후 보이지 않는 차별과 어려움을 겪다가 귀국한 이종범 선수를 보유한 기아가 아니던가?

우리가 그네들의 차별을 언급하기에 앞서 한국 무대에서 활약하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이와 상응하는 차별의 대우를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 문제, 근본부터 다시 살펴야 할 시점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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