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시 통합 … 의정부시, 팔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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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의정부·양주·동두천(의·양·동) 등 경기도 북부 3개 시의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통합에 적극적인 의정부시가 앞장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행정개편을 주도해온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는 의·양·동 통합시를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27일∼5월 18일 해당 지역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의정부 63.1%, 양주 51.8%, 동두천 71.7%가 각각 찬성 했다. 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내년 4월 의회 의결 또는 주민투표 가운데 한 가지 방식을 골라 통합 가부를 결정한다.

 이와 관련해 의정부시는 현재 시의회에 상정된 ‘의·양·동 통합 활동 지원 조례안’이 통과되는 다음 달 말부터 민간의 통합 논의를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조례안은 통합을 위해 활동 중인 민간단체나 법인에 활동비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가 지원하는 예산은 총 5000만원이다. 통합을 위한 주민 공감대 형성과 홍보, 3개 도시의 상생발전 방안 마련과 협력에 관한 사업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의정부시는 통합조건의 핵심 사항들을 양주시에 양보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 6월 양주시의 희망을 반영해 통합시 청사를 양주에 두고 시 명칭도 양주로 하는 방안에 대해 현삼식 양주시장과 공감대를 넓혔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역사적으로 뿌리가 같고 생활권이 같은 3개 시를 통합해 경기도 북부의 중심도시로 키워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진전된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삼식 시장은 이에 대해 “통합이 된다면 역사성을 띤 양주가 중심이 돼야 한다는 의미에서 시 청사 소재지와 시 명칭을 양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 시장은 “지자체 통합 실패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통합이 능사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복지국가일수록 시민에게 더 밀착해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를 세분화하는데 통합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반대 입장을 고수 중이다.

 한편 개편추진위가 통합 대상으로 정한 경기도 내 또 다른 지역인 안양·군포는 통합 논의가 잠잠한 편이다. 의왕이 통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안양시 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달 만장일치로 의왕시를 배제한 2개 시 통합안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통추위는 “개편추진위의 통합 기준인 역사적 동질성, 동일 생활경제권, 지역경쟁력 강화 조건에 적합한 지역은 안양권 3개 시”라며 “당초 계획에 없던 설문조사를 통해 안양·군포만 통합 대상 지역으로 발표한 것은 3개 시 시민들의 뜻을 왜곡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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